/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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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운이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로운은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탁류'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운은 "군대를 다녀오면 브레이크가 없어지게 된다"며 "더 열심히 하고, 더 잘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추창민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탁류'를 선택했고,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14년 만에 사극 시리즈 집필을 맡으며 캐스팅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로운은 극중 왈패 장시율을 연기하면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장시율은 과거를 숨긴 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마포 나루터의 일꾼에서 왈패가 되는 인물. 로운은 거친 장시율로 분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190cm의 큰 키에 아이돌 그룹 SF9의 비주얼 센터로 꼽힐 만큼 여심을 자극하는 매끈한 외모를 자랑했던 로운은 장시율을 통해 거친 비주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로운은 "그동안 한복이 망가질까봐 제대도 앉지도 못했는데, 이번엔 정말 편했다"며 "가끔은 씻지도 않고, 면도도 하지 않고, 머리도 정돈하지 않고 가기도 했다"고 털어 놓으며 미소지었다. 다음은 로운과 일문일답.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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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작품이 나왔다.

= 2년 전에 KBS 2TV '혼례대첩' 이후로 작품이 나오게 됐다. 그전까지 광고, 화보, 패션쇼 위주로 하다가 작품이 나오는 게 너무 오랜만인 거다. 오랜만에 촬영이기도 했고, 오래 찍었고, 그래서 긴장도 됐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기분이 좋더라. 많은 스태프, 배우분들이 열심히 해주신 만큼 많은 관심 주신거 같아서 뿌듯하다.

▲ 비주얼부터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 너무 좋았다. 페이스ID가 먹히지 않더라. 피부에다 본드 같은 것도 바르고, 머리도 양옆으로 묶어보고 2박3일간 계속 스타일링을 했다. 그래서 이런 모습으로 나올 수 있어서 반가웠다. 잘생겼다는 말이 감사하지만, 그것만으로 승부하고 싶지 않았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좋았다.

▲ 꾸미지 않는 자유로운 복장이라 편한 건 없었나.

= 과거엔 옷이 구겨지지 않을까 걱정됐다. 그런데 시율이는 옷을 갈아입지 않으니 의상 연결도 편하고, 피곤할 때 누워있어도 되고, 야외 촬영에서 밥차가 있는데, 땅바닥에 그냥 앉아 나눠먹었다. 옷이랑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시상식 가고 멋있는 척 하지만 그걸 입으니 퍼지더라. 그리고 솔직하게 안씻은 적도 많다.(웃음) 제가 수염이 많이 난다. 레이저 제모 했는데도 나더라. 그런데 이번엔 제 수염이 있으니 더 붙이기 편하고, 잘 붙어있는다고, 분장팀에서 면도도 하고 오지 말라고 해서 안했다. 단발 정도로 머리도 기르고. 관리하지 않아도 되니 굉장히 편했다.

▲ 액션 부담은 없었나.

= 정말 재밌었다. 그리고 짜릿했다. 액션도 합이고, 하나의 안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안무를 배운게 도움이 많이 됐다. 동선도, 동작도 빨리 배우고. 액션 스쿨을 다니니까 안되는 것도 되더라. 뒤돌려차기도 안됐는데, 촬영장에서 딱 되더라. 그런 부분들이 재밌고, 매력있더라. 캐릭터에 맞춰 배우다보니 하나하나 해나갈 때 쾌감이 있었다. 액션 스쿨이 가장 힘들었는데, 그래도 재밌었다.

▲ 상의 탈의가 많다보니 부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 예전에 속옷 광고를 찍었는데, 체지방 7% 정도일때 보여드렸는데 '너무 몸이 예쁘다'고 하시더라. '이건 누가봐도 현대에서 PT 10번 받은 몸'이라고, '쇠가 아니라 돌을 드는 몸이여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길거리 고양이를 생각했다. 체지방을 좀 더 늘리고, 운동을 맨몸 운동만 했다. 그때에 했을 법한 운동만 한 거다. 기구를 쓰는 운동을 안했다.

▲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다. 더 의미가 있을 거 같다.

= 이 작품을 했다고 만족하는 게, 이전엔 매 순간 아쉬움은 있었다. '나는 이런 것만 갖고 있는 게 아닌데, 다른 것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인데, 같은 모습, 비슷한 결로 소비된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서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만족한다.

▲ '탁류'의 매력은 뭘까?

= 이 작품을 하며 선과 악에 대해 생각했다. 왈패도 결국 밥먹을 땐 깔깔 웃는 그냥 사람인 거다. 그래서 시율도 내가 원하는 세상, 내가 만들고 싶은 나루터를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 같다. 절대적인 악인, 선이 있을까 싶더라. 그 시대상에 들어갔을 때 우리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질문을 던지는 작품 같았다.

▲ '광해' 감독, '추노' 작가의 만남이라 출연하고 싶은 배우들도 많았던 걸로 알려졌다. 로운이라는 배우가 '탁류'에 캐스팅 된 이유는 뭘까.

= 저도 감독님께 여쭤봤는데 '태도가 좋아서'라고 하더라. (웃음) 저는 잘 모르겠다. 감독님과 잠깐 대화했는데도 거짓말을 못하겠더라. 처음 만났을 때 그런 감정을 느꼈고, 두번째 만났을 때 제 인생 얘길 들려드렸는데, 그 모습을 보고 시율과 닿지 않았을까 싶다.

▲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작품이다. 유명 작가, 감독에 블록버스터급 작품이라 부담감도 있었을 거 같다.

= 박지환 형 결혼식에 저, (신)예은, (박)서함이 형 셋이 모였다. 다행히 함께하는 선배들이 있었고, 그 위에는 모든걸 아우르는 감독님이 있었다. 엄청 불안하고, 떨었다. 그러니까 박지환 형이 '그냥 즐기자' 했다. 그런데 촬영 들어가니까 너무 재밌더라. 그런 고민의 시간이 있어야 현장에서 자유로움이 생기는 거 같더라.

▲ 주지훈이 '힘들다고, 보고싶다고 해서 저녁 먹으러 갔는데, 먼저 택시타고 가버렸다'고 한 그 시기인가.

= 그건 촬영 초반이긴 했는데(웃음), 형이 재미를 위해 위트있게 말한거다. 저 그렇게 예의없는 사람 아니다.(웃음) 지훈 형도 다음날 스케줄이 있으셨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젊은 배우가 열정있는 거 오랜만에 봤다고 하시더라. 감사할 뿐이었다.

▲ 박서함과는 이전부터 알고 지냈다고 하더라. 박서함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로운이 롤모델'이라고 하던데, 어떤가.

= 연습생 때부터 알음알음 알고지냈다. 같은 회사는 아니었고. 데뷔했을 때도 미용실이 같았다. 역시 잘 하고 있구나 싶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니 신기하더라. 역시 잘살아야 한다.(웃음) 현장에서도 서로 감정을 주려고 노력했고, 같이 대화도 많이 했다. 형이 저에게 '롤모델'이라고 하는데, 너무 낯간지럽고 창피하고. 전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게 말해줘 감사할 뿐이다.

▲ 군대에 먼저 다녀온 박서함이 조언은 해주던가.

= 그냥 어깨를 두드리며 '다치지 말라'고 하더라. 형은 다녀와서 부럽긴 하다.(웃음) 그래도 그동안 쉬지 못했는데, 군대에서 기를 모아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앞으로 진짜 열심히 하고, 앞으로 진짜 잘할 거다. 정말 하고 싶다고 마음 먹은 이상 무라도 썰 수 있을 거 같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면 30대인데, 20대, 30대를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그래도 군대를 다녀오면 브레이크가 없으니까, 많은 것을 도전하려 한다.

▲ '탁류'는 SF9 탈퇴 후 연기자 로운으로 처음 찍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전과 달라진 게 있을까.

= 달라진 건 없었다. 그동안 제가 잘 했는지 못했는 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항상 열심히는 해왔다. (탈퇴를) 의식했다기 보다는 이 작품에 집중하자는 마음 뿐이었다. 탈퇴하고 난 후에 마음이 달라진 건 없었다.

▲ 군백기를 앞두고 있는데 아쉬움은 없나.

= 잊혀질 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후회나 미련은 없다. 군대 가서도 잘 관리해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 교복도 다시 입고 싶고. 제가 근래 신분증 검사를 3번 했다. 이걸 유지하고 싶다.(웃음)

▲ 군 입대까지 12일 남았다. 앞으로 뭘 할 계획인가.

= 내일 일단 치과에 간다. 충치 치료를 조금 하고. 피부과에 갔다가. 그렇게 자잘자잘 행사 있고, 친구들과 시간 보내고, 가족들과 시간 보내려 한다.

▲ 어제도 속옷 화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올렸더라. 관리가 힘들진 않나.

= 최근에 살짝 관리의 끈을 놓친 적이 있다. 제 인생 최대 몸무게인데 85kg 정도까지 쪘다. 그땐 정말 행복했는데, 친구들이 '뭐가 그렇게 맛있었냐' 할 정도였다. 부모님도 '이제 좀 빼라'고 하시고. 술먹고 오면 해장국있고, 다 엄마 탓인데.(웃음) 군대갈 떄쯤되니 헤이해지기도 했는데, 관리는 평생 숙제라고 하더라. 소년미도 잃고 싶지 않다. 그래서 한강을 다시 뛰고, 테니스 치고, 닭가슴살 쉐이크만, 먹고 그렇게 10kg을 뺐다. 이렇게 하면 살이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제가 원래 좀 대식가다. 라면 5봉지, 햄버거 10개씩 먹는다. 그러니 군대에서도 관리는 해야할 거 같다. 그래야 교복도 다시 입으니까. 요즘 알고리즘에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많이 뜨는데, 제가 많이 예쁘더라. 그때 인기도 정말 많았던 거 같고. 지금은 아니다.(웃음) 다시 예쁘게 찍고 싶다.

▲ '탁류' 시즌2는 나올 수 있을까.

= 그런 질문이 나오는게 감사하고 신기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기대를 해주시는 거니까, 그게 저희 작품을 봐주셨다는 반증이고.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정해진 건 없지만 결말을 보면 더 확실히 감이 오실 거 같다. 다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정말 짠하다. 불끄고, 암막커튼 치고 다 봐주시길 바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