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프리마켓서 '껑충'…'코스피 3600 기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4일 정규장 개장을 앞두고 3% 넘게 올라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자 양대 반도체주가 힘을 받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날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오전 8시1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75% 오른 9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86% 오른 4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반도체 대장주 주가는 전날엔 미중 무역갈등 우려에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1.17%)와 SK하이닉스(-3.04%) 둘다 주가가 내렸다. 하지만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것.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경제 공황을 겪는 걸 원치 않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쓰는 등 대중국 유화 발언을 내놓자 시장내 미중 무역갈등 우려가 일부 잦아드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장전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공시되면서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1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분기 부진을 완전히 털어냈다. 분기 기준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3년여만에 최대치다. 매출은 86조원으로 역대 분기 실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돼 실적 기대치를 키웠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소규모 데이터센터 등의 활용이 늘면서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반도체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첨단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과 더불어 낸드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지면서 메모리 전반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를 전망”이라며 “삼성전자는 실적 우상향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추세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테스트’ 통과도 공식화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프리마켓에선 반도체주를 비롯해 양자, 희귀금속 관련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케이씨에스(10.70%), 고려아연(8.68%), 퀄리타스반도체(7.53%) 등의 주가가 전날 애프터마켓 대비 크게 올랐다.

양자주는 기술 선도국인 미국 등을 필두로 시장이 확장할 것이란 기대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양자컴퓨팅 등 주요 첨단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전날 뉴증시에서 리게티 컴퓨팅(25.02%)과 디웨이브 퀀텀(23.02%), 아르킷 퀀텀(20.09%) 등 양자컴퓨팅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

단 국내 증시에서 양자 기술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이 양자컴퓨터가 아니라 양자암호 관련 기업들이다. 양자컴퓨터 개발엔 수많은 기술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와중 빅테크와의 기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전날 19.48% 뛴 115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9월 17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자리에 올랐다. 최근 희소금속 가격 급등의 수혜를 보고 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 확대 방안을 발표한 게 큰 영향을 끼쳤다”며 “비철금속 부문의 주간 수익률이 3.1%를 기록했는데, 고려아연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도 학습효과가 있다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증시가 잠시 힘을 잃어도 이내 곧 회복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실적 서프라이즈로 지수를 견인해 코스피지수가 다시 3600선을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