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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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4일 금융당국의 무리한 회계사 선발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를 연다. 이번 시위에는 미지정 수습 회계사뿐 아니라 현직 회계사들도 다수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1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100명이 넘는 수습 회계사들이 14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 앞에 집결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같은 날 오후 3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회계법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일정과 맞물려 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했는데 이럴 줄은"…분노 폭발한 이유
비대위는 이번 집회를 통해 “실무 수습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선발 인원을 조정하라”며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현재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 수습기관에 등록하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는 누적 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합격 예정 인원의 절반에 달한다. 비대위는 금융당국이 시장의 수용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발 규모를 1200명으로 확대한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6%만의 사기업이 수습 회계사들을 원한다는 상황"이라며 "이미 여러 차례 회계법인들이 1000명 이상의 선발 인원에 대해 전원을 수용하고 양질의 실무 교육을 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력직 회계사들이 사기업으로 이직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1200명을 선발한 것은 너무나도 근시안적인 정책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실무 경험을 쌓지 못한 회계사들이 늘어나면서 자본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회계사들은 기업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공적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무 수습을 받지 못하면 핵심 업무인 외부감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감사 품질이 저하되면 결국 자본시장 신뢰가 무너지고, 부실 감사나 회계 부정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2026년도 공인회계사 시험 일정이 발표되는 11월에 다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추가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