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딸 양육비까지 지원했지만"…50대 男 '참담한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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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정보원 '중장년 1인 위기가구 연구'
갑작스런 실직·이혼 겪은 '오대남'
복지 新취약계층 급부상
긴급 지원 받은 '1인가구' 분석
50대 남성 비율 19%로 가장 높아
건보료·통신비 체납 압도적 1위
심각한 경제적 위기상황 드러내
50대男, 경제력 있지만 부채 부담
이혼후 자녀 양육비로 대거 사용
"돌봄 공백이 심리적 붕괴 이어져"
갑작스런 실직·이혼 겪은 '오대남'
복지 新취약계층 급부상
긴급 지원 받은 '1인가구' 분석
50대 남성 비율 19%로 가장 높아
건보료·통신비 체납 압도적 1위
심각한 경제적 위기상황 드러내
50대男, 경제력 있지만 부채 부담
이혼후 자녀 양육비로 대거 사용
"돌봄 공백이 심리적 붕괴 이어져"
과거 저소득층·청년·고령자 중심이던 복지 사각지대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사업 실패, 이혼 등 ‘가족 해체’를 겪은 50대 남성 1인 가구가 새로운 복지 취약계층, 이른바 ‘신(新)복지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 복지 사각지대 열 명 중 세 명은 4050
특히 1인 가구로만 한정했을 때 ‘50대 남성’이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11.8%를 차지해 70세 이상 여성(17.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50대 여성(5.6%)보다 두 배 이상 높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남성과 여성 간 격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갑작스러운 실직·질병 등으로 ‘긴급지원’을 받은 위기 가구 비중도 50대가 4.3%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긴급지원을 받은 1인 가구’만을 분석한 결과 50대 남성 비중이 19.0%로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가장 많았다.
1인 가구만을 대상으로 ‘위기정보 현황 분석’을 하자 건강보험료 체납(17.3%)과 통신비 체납(16.1%) 모두 50대 남성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나타냈다. 50대 1인 가구 남성이 사업 실패, 실직, 건강 악화 등 신체·정신·사회적 측면에서 복합적인 문제에 노출돼 있다는 방증이다.
연구진은 “경제적 어려움에 건강 악화와 사회적 고립이 맞물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이 지자체의 복지 사각지대 지원 사례인 ‘통합 사례관리’ 64만여 건을 추가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50대 1인 가구 중 남성 비율은 73.4%에 달해 여성 50대 1인 가구의 세 배에 달했다.
◇ “경제적 빈곤보다 정서적 고립이 심각”
50대 남성은 경제적 빈곤보다 관계 단절과 정서적 고립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진은 “중장년층 남성 1인 가구는 경제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부채 부담이 과중한 편”이라며 “이혼 후에도 자녀 양육비를 보내는 사례가 많아 실질 가처분소득은 낮다”고 했다. 이 때문에 복지 수혜 기준에서는 ‘소득이 있는 사람’으로 분류돼 지원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현장 상담사들은 “청년, 노년층과 달리 중장년층은 스스로 위기 가구라고 밝히는 데 거부감이 크다”며 “자신을 돌봄 대상이나 고독사 위험군으로 여기지 않는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인 가구가 되는 경로도 중장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을 반영했다. 청년층은 부모로부터의 독립, 노년층은 사별이 1인 가구가 되는 주요 원인이라면, 중장년층은 가족 해체로 돌봄 공백이 생겨 심리적 붕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실제로 연구진이 인용한 민주연구원의 ‘중장년 1인 가구 연구’에 따르면 50대 1인 가구 중 절반(49.2%)이 이혼 등 가족 해체로 홀로 남았다.
연구진은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는 기존 복지 체계에서 ‘비(非)저소득층’으로 분류돼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며 “경제적 지원보다는 고립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돌봄, 정서 지원, 일자리 재진입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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