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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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여성이 결혼을 조건으로 받은 20만위안(한화 약 4000만원)을 취소 후 돌려주기로 합의했지만, '포옹비'라는 명목으로 3만위안(약 600만원)을 공제해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는 이 사건이 허난TV를 통해 처음 보도된 후 중국 본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회수 2300만회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성 측 가족이 여성 측 가족에게 신부 예물(彩礼, bride price)을 결혼 전 감사의 의미로 제공한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남성은 허난성 핑딩산에 살며, 지난해 중매인을 통해 여성을 만나 올해 1월 약혼했다. 결혼식은 오는 11월로 예정돼 있었고, 두 사람은 이미 웨딩 사진도 찍고, 예식에 참석할 친척들을 위해 호텔까지 예약해 뒀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여성은 "남자가 너무 솔직하고, 수입이 적다"며 마음을 바꾸고 결혼을 취소했다.

중매인 완 씨는 "여성은 신부 예물 20만 위안을 돌려줄 의향이 있다고 했지만, 그중 3만 위안을 '포옹비'로 공제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10년 동안 1000쌍 이상을 중매했지만, 이렇게 까다로운 가족은 처음"이라며 "3만위안 공제 요구는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완씨는 또 "남성이 여성을 포옹한 것은 사진 촬영 중 사진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여성은 "우리는 큰 다툼이 없었고, 단지 결혼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며 "3만 위안에는 함께 다니며 쓴 개인 비용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양측 가족은 협상 끝에 여성이 17만500위안(약 3430만원)을 남성에게 반환하는 데 합의했다.

중국에서 신부 예물, 신부값(차이리)이라 불리는 이 금액은 보통 10만윈안(약 2000만원)에서 50만위안(약 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남성 측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이 되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젊은 여성 인구가 적기 때문에 도시보다 예물 금액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SMCP의 설명이다.

결혼 약속을 번복하고 예물을 돌려주지 않거나 일부만 반환하는 사례는 중국에서 종종 문제가 된다.

지난해 후난성에서 한 남성이 여성과 그의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23만위안(약 4630만원)의 예물을 돌려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여성 가족이 15일 내에 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지만, 이행하지 않자 남성은 언론에 도움을 요청했다.

또 같은 해 신부 예물을 노리고 16세 딸을 강제로 시집보낸 파렴치한 아버지가 고발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