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가 200억 주길래…" 투자 뛰어든 아들 4년 만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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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물려 받은 40대
年 7% 수익 낸 비결
年 7% 수익 낸 비결
처음에는 ‘잃지 않는 것’을 목표로 보수적인 자산 관리에 신경을 썼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장기적 위험이 커지는 것 같았다. A씨는 프라이빗뱅커(PB)를 찾아 수차례 상담을 거듭하며 새로운 전략을 모색했다. PB는 A씨의 성향을 ‘안정 중시형’으로 진단했지만, 투자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설정하면 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기타소득이 제한적이고 노후 안정을 선호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을 100%에서 70%로 줄이고 위험자산을 최대 30%까지 늘리기로 했다.
안전자산은 크게 재편했다. 고금리 확정연금 방카슈랑스에 20억원, 미국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하는 변액연금에 30억원을 넣었다. 절세 효과와 노후 대비를 동시에 노린 것이다.
물가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금 10억원을 편입했고, 글로벌 금융 불안 시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달러 10억원을 보유했다. 추가 기회를 잡기 위해 현금 20억원을 남겼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모두 확보하려는 설계였다.
위험자산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국내 주식형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미국 주식형 인덱스 ETF에 10억원씩 투자했다. 인덱스를 웃도는 수익을 기대하며 미국 주식형 펀드에도 10억원을 배치했다. 또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채 ETF 10억원도 편입했다. 금리 하락 시 자본차익을 기대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PB가 제시한 연 7% 목표는 막연한 수치가 아니었다. 나스닥지수 연평균 15%, 코스피지수 7%, 금 10%라는 과거 상승률 성과를 토대로 위험자산이 안전자산 수익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뒷받침됐다.
2022년부터 위험자산을 늘려온 A씨는 올해 5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로 증시가 급락했을 때 마지막 매수에 나섰다. 단기 충격을 매수 기회로 삼으며 포트폴리오를 마침내 ‘안전자산 70% 대 위험자산 30%’ 구조로 완성했다.
예상보다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이어졌다. A씨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2022년 이후 2025년 9월까지 연평균 7%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현재 위험자산 비중은 최대치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다시 안전자산을 늘릴 계획이다.
물가 상승과 세금을 고려하면 단순한 원금 보전 전략으로는 노후 생활을 지탱하기 어렵다. 반대로 위험자산에만 치우치면 시장 충격에 휘둘릴 수 있다.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가 해답이라는 설명이다. 노미강 하나은행 클럽원도곡PB센터 골드PB 부장은 “금융자산은 시장 변동성과 정책 리스크 등 여러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황별 대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A씨처럼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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