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반려동물 가족 591만 가구
펫 전용 시설·서비스 확대 추세
내달 '한화포레나 부산당리' 공급
현대건설, 특화 인테리어 공개
구리 수택 재개발 사업에 적용
“가족의 일부인 반려동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입지 조건이 비슷하다면 반려견 특화 설계와 커뮤니티가 적용된 단지가 우선입니다.”(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20대 A씨)
작년 말 기준 국민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 속에 공동주택 내 갈등도 적지 않다. 공존을 위한 해법으로 전용 놀이터, 소음 방지 설계 등 특화 서비스를 갖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펫팸족’으로 불리는 반려동물 가족 확산으로 아파트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 갈등 우려에 ‘펫 놀이터’ 등장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26.7%(591만 가구)가 개, 고양이, 거북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반려동물 가구는 2019년(531만 가구) 이후 매년 6만~24만 가구가량 증가했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반려 가구도 적지 않다. 6년 전 강아지와 함께 아파트로 이사한 A씨는 “매일 30분가량 산책하는데 평균 5마리 정도 마주친다”며 “반려 가구가 늘어난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간 갈등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려견 배설물 문제, 개 물림 사고 등으로 민원이 증가하면서 단지 내 산책을 금지한 아파트도 등장했다. 반려동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동물을 경계할 수밖에 없고, 반려동물도 야외 활동에 제약이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파트 내 반려동물 놀이터 수요가 늘고 있다. 설채현 수의사는 “놀이터 조성은 반려동물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동시에 입주민 간 갈등을 조정하는 효과가 있다”며 “야외 놀이터는 소음에 민감한 입주민이 불편을 느낄 수 있어 ‘티 하우스’ 같은 형태의 놀이터를 만드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승강기도 반려 가구와 비반려인 간 마찰이 자주 발생하는 장소다. 밀폐 공간인 데다 문이 열리는 순간 사람과 동물 모두 놀랄 수 있어서다. 현대건설은 엘리베이터 내 반려동물 탑승 여부를 표시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엘리베이터 탑승 전 ‘매너 버튼’을 누르면 승강기 내외부 전광판에 애완동물 모양의 그림이 표출된다.
◇ 특화 서비스 적용 분양단지 ‘주목’
2023년 9월 입주한 경기 수원 장안구 ‘한화포레나 북수원’은 반려동물 놀이터를 갖춘 단지다. 울타리를 설치해 반려동물이 목줄을 하지 않고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다. 경사로, 스텝 등 어질리티(장애물 달리기) 시설도 마련돼 있다.
한화 건설부문이 다음달 부산 사하구 당리동 일대에 선보이는 ‘한화포레나 부산당리’에도 ‘펫 프렌즈 파크’가 들어선다. 당리2구역에 짓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4층, 5개 동, 543가구 규모다. 이 중 20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반경 500m 내 부산지하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당리역과 사하역이 있다. 하나로마트(서부산농협), 뉴코아아울렛(괴정점), 롯데마트(사하점) 등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울산 남구 ‘한화포레나 울산무거’는 펫 파크와 함께 특화 인테리어 옵션을 제공한다. 욕실 내 전용 샤워 핸들, 논슬립(미끄럼방지) 패드, 털 거름망 등이 포함된다. 한화케미칼 사택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25층, 8개 동, 816가구 규모다. 2028년 하반기 입주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 정비사업에 특화 인테리어 상품인 ‘위드펫 룸’을 적용할 방침이다. 천장 흡음판, 중문 및 유리 슬라이딩 도어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지하 4층~지상 49층, 27개 동, 7007가구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