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비용 2조7300억원"…현대차·기아, 3분기 실적 '흐림'
현대차·기아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미 관세에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업계는 관세율 인하가 늦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증권업계의 최근 두 달 치 전망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5조1312억원, 2조62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분기(매출 42조9283억원·영업이익 3조5809억원) 대비 매출은 5.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6.6% 감소한 수준이다.

기아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27조9687억원, 2조237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작년 동기(26조5199억원)보다 5.5% 늘었고 영업이익은 2조8813억원에서 22.3% 감소했다.

이는 미국 수입차 관세 영향을 처음 받았던 2분기보다 수익성 악화 폭이 확대된 것이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8% 감소한 3조6016억원, 기아는 24.1% 감소한 2조7648억원이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관세 부담이 3분기에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까지는 4월 관세 발효를 앞두고 비축했던 '비관세 재고'로 일부 대응했으나 3분기부터는 현지 생산량을 제외하고는 관세 부담을 온전히 떠안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에 난항을 겪어 여전히 25%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기아의 3분기 미국 관세 비용을 현대차 1조5000억원, 기아 1조2300억원으로 각각 추계했다. 이는 지난 2분기 관세 비용의 1.6∼1.8배 수준이다. 지난 2분기 현대차는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건비, 품질 비용보다 3분기 영업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미국발 25% 관세 영향이 반영된다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약 15만대, 기아는 14만2000대 물량에 관세 영향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수익성 부진 속에서 연간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대차·기아는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 13조원을 달성했고 하반기 약 7조원을 추가하면 3년 연속 20조원을 기록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