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안 가요" 돌변…중국인들 쓸어담는 '다이소 핫템' 뭐길래
중국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중국 보따리상인 이른바 '다이궁'들도 올리브영, 다이소 등 국내서 인기 높은 '가성비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엔 'olive young'로 등록된 상품이 약 5000개 이상 등록돼 있다. 대부분 올리브영의 제품들을 중국 다이궁들이 중국으로 들여와 판매하는 제품들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여드름 커버 스팟패치'의 경우 달린 구매 후기만 7000건 이상에 달한다. 이밖에도 클렌저, 마스크팩 등 화장품은 물론 베이글칩과 같은 올리브영 인기 간식들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한국 다이소 상품들도 '大創(다이소)'로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VT코스메틱의 '리들샷'과 같은 화장품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면세점 안 가요" 돌변…중국인들 쓸어담는 '다이소 핫템' 뭐길래
이들 디이궁들은 올리브영·다이소 매장에서 직접 구매한 상품임을 인증해 구매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도 한다. 매장을 방문한 사진이나 판매자가 직접 매장에서 제품을 들고 있는 사진을 첨부하는 식이다. 판매 제목에서도 '한국 직송' 상품임을 내세운다. 일부는 한국 영수증을 첨부하기도 한다.

한국 '가성비' 제품을 파는 다이궁이 늘어난 배경엔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고가 화장품이나 명품 제품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 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별 자유여행이 많아지면서 실제 한국인이 사용하는 제품을 사는 게 온라인에서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SNS 더우인에서 다이소 제품을 소개하는 사용자들.
중국 SNS 더우인에서 다이소 제품을 소개하는 사용자들.
이런 변화는 데이터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은 99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만여명보다 25%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들을 통한 매출은 7466억원에서 6405억원으로 14.2% 감소했다. 면세점 이용객들이 씀씀이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하나카드가 국내 외국인의 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올리브영의 이용 금액과 이용자 수,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106%, 77%, 80% 늘었다. 같은 기간 다이소는 각각 49%와 46%, 41%, 무신사는 각각 343%와 348%, 3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올다무 인기가 높다 보니 매장 방문 인증샷 등을 첨부해 파는 다이궁도 많다"며 "이런 ‘정품’ 인증을 거친 경우 40% 더 비싸게 팔린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