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최대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3구역이 최고 70층 안팎의 5175가구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압구정 일대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4개 구역의 정비계획 밑그림이 완성돼 한강 변 스카이라인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도 정비계획이 확정돼 4만7000가구의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5175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압구정3구역, 5175가구 '한강변 랜드마크'로
서울시는 제10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를 열고 ‘압구정3구역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변경), 압구정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 1~7·10·13·14차, 대림빌라트 등으로 구성된 압구정3구역(3934가구)은 용적률 300%를 적용해 5175가구(임대주택 641가구 포함)의 ‘매머드급 단지’로 바뀐다. 1976년 구역 내 첫 단지가 준공된 지 49년 만에 심의를 통과했다.

최고 높이는 250m(70층 내외)로 계획됐다. 랜드마크 2개 동에만 여의도 63빌딩(249m)과 맞먹는 수준까지 높이를 올릴 수 있다. 나머지 주동들은 200m 이하(50층 이하)로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 단지’ 개념을 적용해 담장은 설치하지 않는다. 남측 단지 입구부터 시작되는 보차혼용통로를 통해 압구정을 찾는 시민 누구나 한강공원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주민 공동시설인 경로당과 어린이집, 작은 도서관, 돌봄센터 등도 외부에 개방할 계획이다.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 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중심에 자리해 재건축 후 미래 가치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이 가깝다. 동호대교와 성수대교, 올림픽대로 등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압구정초·중·고가 모두 구역 안에 있다. 압구정에선 총 4개 구역(2~5구역)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속도가 가장 빠른 2구역(2571가구)은 지난달 시공사 선정(현대건설)까지 마쳤고, 4구역(1664가구)과 5구역(1401가구)도 최근 정비계획 밑그림이 확정됐다.

3~5구역도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강 덮개공원을 둘러싼 갈등과 3·5구역 등에서 최근 발견된 토지지분 정리 문제 정도가 압구정 재건축의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목동 4만7000가구로 재건축

양천구 목동 1·2·3단지 정비계획도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세 단지 모두 49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재건축 규모는 1단지가 3500가구(임대 413가구)고, 2단지와 3단지는 각각 3389가구(임대 396가구)와 3317가구(임대 398가구)다. 1~3단지를 합쳐 총 1만206가구로 재탄생한다. 데이케어센터와 공공청사, 어린이집 등 돌봄·행정 인프라를 보강한다. 도로도 1.5~3m가량 확장해 차량 흐름을 개선할 예정이다.

목동 1~3단지는 종 상향 문제 때문에 목동신시가지 내 다른 단지보다 사업 속도가 더뎠다. ‘마지막 퍼즐’이라 불린 1·2·3단지가 이날 서울시 심의를 넘으면서 목동과 신정동에 걸쳐 있는 14개 단지 모두 정비계획 밑그림이 확정됐다. 기존 2만6629가구인 목동신시가지는 재건축 후 4만7438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증가분 2만809가구 중 임대주택이 6104가구에 달한다. 신혼부부 대상 장기전세주택인 3052가구를 포함한 물량이다.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모든 단지가 신속통합기획에 힘입어 통상 5년이 소요되는 정비구역 지정을 평균 1년9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정비계획 절차를 통합·병행 관리한 데다 주민의 의지가 높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신속통합 시즌2 계획으로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집중 공정관리를 통해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