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4개→올해 2개…'합성' ETF 상장 확 줄어든 이유
실물 자산을 보유하는 대신 스왑(정해진 시점에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장외파생상품) 계약을 활용해 투자하는 합성 상장지수펀드(ETF)의 신규 상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실물 상품보다 운용 방식이 불투명한 합성 ETF에 대한 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진데다 스왑 계약이 필요 없는 국내 주식형 상품의 인기가 최근 높아진 영향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새롭게 출시된 합성 ETF는 2개뿐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20개였던 합성 ETF 신규 상장 수가 작년 14개로 쪼그라든 데 이어 올해 더 줄어들었다. 올해는 지난 2월을 마지막으로 상장이 전무하다.

ETF는 운용방식에 따라 실물 ETF와 합성 ETF로 나뉜다. 실물 ETF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을 직접 편입한다. 반면 합성 ETF는 종목을 실제로 보유하는 대신 증권사와 스왑 계약을 맺어 지수 상승률만큼 수익을 받는 구조다. 실물 복제가 어려운 해외 지수나 레버리지·인버스 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에 주로 쓰인다. 지난 2013년 합성 ETF가 국내 시장에 도입되면서 보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ETF가 출시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성 ETF의 상장이 최근 주춤한 건 거래소 등 당국의 심사가 한층 신중해진 탓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실물 ETF보다 상품 운용이 투명하지 않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실물 ETF는 지수를 구성하는 자산구성내역(PDF)이 모두 공개되지만, 합성 ETF의 PDF에는 증권사와의 스왑 계약명만 기재돼 세부 종목을 확인하기 어렵다. 스왑에 드는 비용도 따로 명시되지 않는다.

스왑 거래 상대방인 증권사가 파산하면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왑에 대한 담보를 설정하지만, 담보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주요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수시 검사에서 합성 ETF의 스왑 담보 내역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합성 ETF 출시가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과거보다 심사가 까다로워진 분위기"라며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합성 ETF 상장이 줄어들면 그만큼 상품 다양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요가 높은 ETF가 실물 운용이 용이한 국내 주식형 상품이라는 점도 합성 ETF가 줄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한 ETF 운용본부장은 "보통 복잡한 구조의 해외 상품을 만들 때 합성 ETF를 활용하는데, 최근 트렌드는 단순한 구조의 국내 주식형 상품이라 합성 상품을 만들 필요성이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