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절약하며 6억원을 모은 60대 남성이 아내를 잃은 후 "아끼면서 만 살아온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수십년간 에어컨도 사용하지 않고, 외식을 피하며 돈을 저축하는데 집중해온 67세 일본 남성이 아내를 잃은 후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즈키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이 남성의 사례는 앞서 일본 자산 관리 매체 더 골드 온라인(THE GOLD ONLINE)을 통해 알려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목받았다.

스즈키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부터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성인이 된 후 정규직이 된 그는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저렴한 지역에서 값싼 월세로 아파트를 얻었다.

점심 식사는 매일 집에서 도시락을 싸갔는데, 메뉴는 대부분 콩나물과 닭고기였다. 집에서는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에어컨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대중교통 대신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했다. 외식도 하지 않았다.

아내는 같은 직장에서 만났고, 결혼 후에도 두 사람은 절약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이전처럼 저축을 잘하지 못했다"는 게 스즈키의 고백이었다. 여가 활동으로는 근처 공원에 나들이를 가고, 여행을 가더라도 가장 저렴한 방법을 택했다. 집도, 차도 사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는 저축으로 3500엔(한화 약 3억3000만원)을 모았다.

60세엔 연금 기금 일부를 인출해 투자했고, 그의 자산은 현재 6500만엔(약 6억1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스즈키는 이렇게 모은 돈에 대해 "비상 상황과 나중의 삶을 보장해주는 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은퇴한 지 얼마 안 돼 아내에게 심각한 질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66세 나이로 사망했다. 스즈키는 "아내와 더 여행을 즐기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다면 좋았을 거 같다"며 "돈만 남은 상황에서 삶의 의미가 무엇이겠나"라고 후회했다.

일본에서 자린고비 삶을 살며 자산을 축적해 주목받은 건 스즈키에 앞서 여럿 있었다.

지난해에는 45세의 남성이 20년 이상 검소하게 살며 마침내 1억3500만엔(약 12억7000만원)을 저축하는 것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그는 소금에 절인 야채나 매실장아찌, 계란말이 그리고 밥 한 그릇으로 이뤄진 식단을 고수하는가 하면, 가끔은 편의점 무료 포인트로 에너지 드링크로 저녁을 대신한다고 했다.

'절대퇴사맨'이라는 이름으로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던 이 남성은 일본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주로 절약과 포인트 적립, 안정 지향적 투자 등으로 돈을 모았다"며 "생활비를 어떻게든 줄이고 최소한의 지출은 주주 우대나 포인트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모은 후에도 소비를 늘리지 않았다"며 "집은 낡은 공동주택이고 월세가 3만엔(약 27만 원)도 되지 않는 초저가다. 전자레인지, 세탁기, 냉장고 등을 가지고 있지만 거의 최하급 물건이고 밥솥은 고장 났다"고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