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대법관의 정치적 중립은 과연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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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귀를 기울이며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 대법관
에이미 코니 배럿의 철학 소개
사법절제·문언주의 등 강조
"대법관은 듣는 자세 필요"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 대법관
에이미 코니 배럿의 철학 소개
사법절제·문언주의 등 강조
"대법관은 듣는 자세 필요"
‘헌법 원본주의자’로 알려진 배럿이 대법관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그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치솟았다. 최상위 로스쿨이 아닌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졸업한 사실이 화제가 됐고, 대법관 임명 이후 실제 판결에서 잇따라 진보적인 의견을 내며 주목받았다. 아울러 자녀 7명 가운데 한 명이 지적장애를 갖고 있고, 두 명이 아이티 출신 흑인 입양아라는 가정사가 알려지면서 개인적 삶에 대한 궁금증도 늘어났다. <법에 귀를 기울이며(Listening to the Law)>는 그를 향한 대중의 질문에 배럿 대법관이 직접 답하는 책이다.
‘낙태 허용’ 결정을 내린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2022년 대법원 결정을 회고하면서 배럿 대법관은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이익’이 충돌할 때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결인 데다 ‘동성애 허용’ 관련 판결을 앞두고 있어 미국 사회는 대법원 결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배럿 대법관은 책에서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자신의 분명한 ‘사법철학’을 소개한다. 첫 번째 ‘사법적 절제(judicial restraint)’다. 판사가 자신의 신념을 법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개인의 이념이 법 해석과 판결에 영향을 미쳐서는 공정한 법 집행을 할 수 없다. 두 번째 ‘원본주의(originalism)’는 법이 국민의 변화하는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헌법을 제정하고 비준한 이들의 의도에 따라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이 판결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세 번째 ‘문언주의(textualism)’는 자의적 해석을 방지하기 위해 법은 조문에 적힌 그대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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