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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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구금 사태는 외교부의 소극행정 탓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전자여행허가(ESTA) 비자로 미국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이 8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ESTA 발급 후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는 2023년 119건, 2024년 12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입국 거부 사례가 106건에 달해, 지난 2년 대비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미공관에 접수되지 않은 미신고 건까지 합하면 입국 거부 사례는 더 많을 것이란 게 한 의원의 설명이다.
자료=한정애 의원실.
자료=한정애 의원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생산라인을 설치·점검하기 위해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한 LG에너지솔루션 엔지니어가 무더기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지난 5월에는 현대자동차의 기술 인력도 비슷한 이유로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있다.

한 의원은 외교부의 소극적인 행정을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보다 더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국 조지아주 공장 구금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일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단속은 국토안보국 창설 이래 최대 작전으로 수개월에 걸쳐 준비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경제안보 이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소한 경제안보센터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한 의원은 국내 기업이 미국에 수십조를 투자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비자 제도 협상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 SDI)만 해도 미국 내 7개주 14개 공장에 약 558억 달러(한화 76조 6413억원)를 투자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205억 달러(한화 28조), SK 그룹은 AI·반도체 분야에 약 100억 달러(한화 13조)를 투자했다.

한 의원은 "향후 유사한 상황은 또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들과 공조해 대미 프로젝트 관련 우리 기업인과 직원들의 체류 지위와 비자 체계를 점검·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