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오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5일 새벽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 첫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오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5일 새벽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요구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당혹감을 표출했다. 조 전 대표가 출소 이후 보여주고 있는 '광폭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21일 '정치의 시간은 민심이 결정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조국 전 의원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지 이제 겨우 일주일 지났는데, 몇개월이나 지난 것 같다"며 "석방된 이후 SNS를 통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내고,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에 복당하고, 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을 맡는다고 하며, 선거 출마와 관련한 보도까지 난무하고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이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개선장군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조 전 의원을 면회하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사면을 건의했던 당사자로서, 지금의 모습은 당혹스럽다"며 "저는 민주주의 회복과 내란 종식의 상징이라는 시대정신 속에 사면을 얘기했다. 제가 혼란스러운데 국민들께서는 얼마나 혼란스럽겠냐"고 했다.

강 의원은 "조 전 의원은 검찰 독재 권력의 희생자였고, 그의 가족은 도륙질당했다. 죗값은 너무 가혹했기 때문에 특별사면과 복권이 이뤄진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보편적인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 조 전 의원과 함께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조금 더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겸허하게 때를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조 전 대표는 이재명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에 따라 출소한 지난 15일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소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첫 공개 일정으로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전형적인 정치 행보를 채택하기도 했다.
사진=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브 채널 '조국TV'
사진=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브 채널 '조국TV'
SNS 활동도 활발하다. 그는 가족과의 저녁 식사를 담은 된장찌개 영상, 8개월간의 수감 생활 기간 읽었던 책 사진, 내년 6월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인터뷰 기사, 자신이 국민의힘 심판을 예고한 보도 기사 등을 페이스북에 공유해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조국TV'를 통한 당원, 지지자 등과 적극 소통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조 전 대표 사면은 사면권을 행사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민 여론에도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 많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57%, 부정 평가는 33%였다. 직전 조사인 8월 1주 차 대비 긍정 평가는 8%포인트 하락, 부정 평가는 9%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1~14일 전국 18세 이상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율이 51.1%로 직전 조사 대비 5.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6.3%포인트 올라 44.5%로 집계됐다.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조 전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여론조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저의 사면도 (국정 지지도에 미친 영향이) 'N분의 1'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언론이나 특히 국민의힘 쪽 정치인들은 조국 사면 때문에 모든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보던데 아무리 여론조사 원자료를 봐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