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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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면서 헌정사 최초로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에 놓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0분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앞서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이다. 특검팀은 앞서 법원에 총 848쪽에 달하는 구속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로 가담해 약 8억원대 이익을 챙기고, 2022년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지난 6일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한 후 하루 만에 영장을 청구했는데, 이러한 신속한 조치는 조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특검은 김 여사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16가지 사건 중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의혹을 중심으로 영장을 구성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통한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 등 건진법사 이권 개입 등 세 가지 범죄 혐의는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본 것이다.

이와 더불어 특검은 구속영장에 김 여사가 특검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간 병원 치료를 받아 온 김 여사가 병원에 재입원하면서 수사에 응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며 도주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특검은 통일교 관계자와 건진법사 전씨, 전직 행정관 사이 문자 메시지 내용, 관계자 진술 등 상당히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했기 때문에 김 여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고가 브랜드의 목걸이와 관련해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음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 여사 측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져보면 애초에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무리한 수사라며 방어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도 이날 심사에 직접 출석해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 여사 측은 특검이 정치적 목적을 안고 출범한 만큼 수사 자체가 부당하다는 주장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장실질심사 심문 후 김 여사를 구금하는 장소는 서울구치소 요청에 따라 남부구치소로 변경됐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