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관세 관련 연설을 할 때 지켜보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관세 관련 연설을 할 때 지켜보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과 미국의 경제·무역 분야 ‘2+2 장관급 회담’이 연기된 가운데 24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일정 문제로 회담을 미룬 지 하룻만에 이뤄지는 협상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오늘 무역과 관련해 내 사무실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우 매우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하고, 한국이 일본 합의를 읽을 때 한국의 입에서 욕설(expletives)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 경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한국이 일본의 협상 타결을 봤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할 수 있다”며 “한국은 아마 ‘아, 어쩌지’ 그랬을 테고, 물론 한국은 오늘 내 사무실에 와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자동차와 쌀 시장 등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원래 25%였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한일 양국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최소한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대미 수출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러트닉 장관이 한국의 조급함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이미 베센트 장관이 이메일로 ‘2+2 회담’ 연기를 일방 통보했을 때부터 한국 협상단을 위축시킬 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미국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의 한국과의 양자회담은 일정 충돌(scheduling conflict) 때문에 재조정되고 있다”며 “장관은 한국의 대화 상대방을 곧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우리 측 협상안에 만족하지 못해 급작스럽게 협상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며, 25일 무렵 어떤 일정이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