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자인할 땐 빈 자리 채우기보다 무엇 남길지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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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오 디자이너 인터뷰
삶의 한장면 상상하며
함께하고 싶은 것 담아
짜임·자재까지 고민해야
진정한 메이드 인 코리아
삶의 한장면 상상하며
함께하고 싶은 것 담아
짜임·자재까지 고민해야
진정한 메이드 인 코리아
양 대표는 시카고예술대와 아트센터디자인대를 거쳐 해외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해외파 디자이너다. 2010년부터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동양적 미감과 해석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런던 침대 브랜드 사보이어와의 협업, 뷰티 브랜드 이스라이브러리 론칭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지만 그는 한국의 미학, 전통의 해석에 대한 집요한 고민을 놓지 않는다. 그런 동양적 언어와 감성이 담긴 가구를 기획한 것이 브랜드의 시작이다.
“어떤 삶의 장면에 이런 오브제가 함께 있어 주면 좋겠다는 아주 구체적인 상상에서 디자인을 시작해요.” 양 대표가 생각하는 가구는 ‘조용히 공간을 완성하는 태도’에 가까워 보인다. 이는 그가 말하는 한국적 미학인 ‘무(無)기교의 미(美)’와도 연결된다. 물론 제품 하나가 나오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리고 까다로운 제작 공정이 필요하지만 이를 묵묵히 해낸다. “한국의 장인들과 작업하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나무, 마감, 짜임 구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장인들과 제품 제작의 가능성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자재 공급도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브랜드가 강조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는 단지 출처가 아니라 일상의 가치와 접목된 한국적 공예의 태도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이스턴에디션은 곧 조명과 소형 오브제 등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이며 내년엔 해외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 모든 행보에 대해 양 대표는 “커지기보다 깊어지는 것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스턴에디션 가구는 한국의 정서와 철학을 이해하는, 세세한 차이에 예민한 이들을 위한 ‘의미 있는 대안과 선택지’ 혹은 문화적 제안이기도 하다. “기능을 다 한 뒤 남는 여백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스턴에디션의 가구는 쓸모로서 존재하지만 동시에 무언가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스며들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괜찮은 존재감을 추구한다”고 했다.
오상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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