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상법 개정이 여는 새로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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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기환 한화그린히어로펀드 책임운용역
지난달 칼럼에서 이번 대선은 한국 주식 투자자들에게 매우 특별한 선거가 될 것이라 언급했다. 선거결과에 따라 한국 증시는 고질적인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대선전후의 주가 흐름을 볼 때 선거결과는 한국증시에 매우 긍정적인 것처럼 보인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직접 주식에 투자하면서 자본시장 개혁 과제를 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KOSPI는 2500~2600전후였는데, 현재 작성일 기준 3000부근까지 상승했다. 약 15% 가량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다른 나라 증시 수익률보다 월등히 좋은 것으로 보아, 이는 새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상법 개정 이사충실의무 확대로 대표되는 일련의 자본시장 개혁 법안이 시행되면 한국증시는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까? 특히 상법 개정의 핵심인 이사충실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 주가가 얼마나 오를 수 있을까? 정성적인 판단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사안이기는 하나, 거칠게라도 파악해보고자 한다.
지난 5월에 나온 미래에셋증권의 ESG퀀트투자 보고서(ESG퀀트투자-거버넌스 스타일 전략, 수익률과 펀더멘털 모두 우위 (2025년 5월 7일))의 방법론에 따르면, 지배구조가 개선될 경우 한국 증시의 상승 잠재력은 10~20%가량 된다고 한다. 보고서 분석 시점 기준 KOSPI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였는데, PBR 1.0~1.1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았다. 보고서는 지배구조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요구수익률(COE)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ROE는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를 설명하고, COE는 투자했을 때 감내해야 할 리스크의 크기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ROE(수익성)가 COE(리스크)보다 크기 때문에 PBR은 1.0배 이상에서 거래되는데, 한국증시는 일반주주에게 가혹한 지배구조 때문에 ROE(수익성)보다 COE(리스크)가 작아 PBR 1.0배 보다 낮은 저평가에 머물렀던 것이다.
보고서에는 그 정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했는데, 과거 10년을 분석했을 때 지배구조가 COE에 미치는 비중은 약 6%로 파악했으며,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COE가 낮아지고, 그 결과 조달금리가 낮아져 ROE까지 상승하면 10% 정도 상승할 것이라 봤다. 그러나 최근 더욱 민감해진 지배구조 리스크를 고려하여, 과거 10년이 아니라 최근5년을 분석하면,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즉, 분석에 따르면, KOSPI 3422(PBR 1.1배)가 현재(KOSPI 2970)보다 약 15% 정도 더 오를 수 있다.
매우 탁월한 분석이라 생각한다. 다만, 필자가 보기에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ROE(수익성) 개선 정도를 다소 과소평가한 것 같다. ROE 개선은 조달금리가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뿐만 아니라 주주환원이 증가하여 자본이 좀 더 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과정에서도 가능하다. 특히, 한국증시는 낮은 배당성향과 보수적인 주주환원 때문에 장기투자 문화가 잘 정착하지 못해 왔다. 한국증시의 배당성향은 29%로 주요국가 증시 중에 가장 낮다. 그 결과 한국증시의 자기자본은 적정 수준 대비 비대하여 낮은 ROE의 원인이 되었다. 주요 선진국 평균 수준으로 자본효율성이 개선된다면 두자릿수 ROE도 충분히 가능하다. 배당증가만으로도 증시 상승여력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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