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후보들은 외부 유세를 하지 않고 2차 TV토론회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오늘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검찰의 탄압으로 서거한 지 16주기가 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정치가 전쟁이 되는 것 같아 불편하다”며 “(이런 상황의) 희생자 중 한 분이 노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오찬도 함께했다. 권 여사는 “국민들의 힘으로 희망이 있다”며 이재명 후보를 격려했고, 문 전 대통령은 “큰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준석 후보도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소신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을 거부하고 작은 당에서의 정치를 선택했다”며 “비슷한 길을 따라가 본 입장에서 그 외로움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제안에 응하지 않고 대선을 완주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후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후 공식 발언 없이 자리를 떴다.

조용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경기 침체, 사회적 양극화 등으로 우리 사회가 많이 갈등하고 분열하는데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사회 화합과 통합이 중요하다는 데 참석자들이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SNS에 “노 전 대통령은 바위처럼 단단한 기득권에 맞서 싸우고, 늘 노동자와 약자의 편에 섰던 분이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모든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국민주권 개헌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글을 썼다.

후보들은 이날 일정을 최소화하고 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1차 TV토론이 지지율 흐름을 일부 바꾼 것이 확인된 만큼, 후보들은 준비를 더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현주/안시욱/김해=원종환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