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韓 국채 8조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들…추경 때문? [류은혁의 채권 투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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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교과서 <26>
분석편, 외국인 국채선물 투매한 이유
4거래일 만에 8조 넘게 팔아
미·중 관세 유예로 금리 인하 시점 미뤄져
2차 추경 논의에 채권 금리 상승 우려
16일 기획재정부의 국채 시장 통계에 따르면 이달 12~15일 외국인 투자자는 3년 만기 국채선물 3만5220계약(액면가 3조7851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같은 기간 3만6308계약(4조3485억원) 내다 팔았죠. 지난 한 해 이뤄진 순매수(7만5814계좌·8조7409억원)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국채는 정부가 각종 국가 사업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원금과 이자를 나라에서 보증하죠. 미·중 간 90일 관세 유예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한국 국채를 대거 순매수하고 있었습니다.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34만2821계좌(38조1163억원)를 순매수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의 상호 관세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에 거는 기대가 높았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도 보조에 맞춰 금리를 낮출 것이란 시장 전망이 잇따랐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올라 자본(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미·중 관세 합의로 경기침체 위험이 낮아지면서 외국인의 국채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시장 기대와 달리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것이란 이유에서죠.
국회가 지난 1일 13조8000억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한 데 이어 6월 대선 이후 추가적인 추경 편성 가능성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국채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투매하면서 국채금리도 치솟고 있습니다.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0.031%포인트 오른 연 2.362%에 마감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057%포인트 상승한 연 2.727를 기록했습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한 상황에서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2차 추경 편성 논의가 활발하다"며 "앞으로 국채 장·단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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