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용의 디지털 한류 이야기] OTT 시대, 다양성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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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외면받은 K콘텐츠
한국 문화산업계는 그러나 즐거움에 빠질 여유도 없이 뼈 아픈 소식을 맞이했다. 5월 13월 열리는 칸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26년 만에 공식부문과 비공식부문 모두에서 초청받지 못해서다. 칸영화제는 2000년대 이후 매년 서너 편씩 한국 영화를 초대했다. 코로나 이전 매년 40여 편의 상업영화를 제작하던 대형 영화사들이 올해는 그 절반인 20편을 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OTT 플랫폼이 주도하는 문화 시장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치솟는 한편 칸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한 상반된 현상은 문화산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문화산업계는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대중문화 제작자들이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 문화 생산을 의존하는 체제로 전환되면서 국내 방송계에서 볼만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고, 영화 제작 편수 급감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콘텐츠 쏠림 지양해야
넷플릭스라는 시스템을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은 이제 논란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담보하는 일이다. 국내 드라마 등이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나 국내 콘텐츠의 장르와 주제가 넷플릭스 시청자가 좋아하는 특정 분야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잘 새겨야 한다. 칸영화제는 사회성이 짙은 영화를 초청하는 전통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제작되거나 제작 중인 영화들도 넷플릭스 등을 염두에 두고 지나치게 상업성을 강조하다 보니 칸의 눈길을 잡지 못하는 것이다.넷플릭스가 요구하는 장르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한편으로 매우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넷플릭스 시대에도 한국적 특징을 잘 표현하는 멜로 드라마 등의 제작을 병행해야 한다. 소시민의 애환과 역사적 서사를 담은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한국적 대중문화의 지속성을 담보할 때 한류 콘텐츠의 세계화가 이어질 수 있다.
진달용 사이먼프레이저대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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