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탄소 저감 자동차 강판을 적용한 리어 루프 패널.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의 탄소 저감 자동차 강판을 적용한 리어 루프 패널.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튀르키예 기업 코치의 합작사인 포드오토산에 공급할 자동차 강판의 품질 검사를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품질 검사는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기 전, 해당 차량에 쓰일 수 있는 지 확인하는 절차다. 현대제철은 포드오토산 이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저탄소 자동차 강판 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품질 검사를 마친 강판은 ‘리어 루프 패널’로 제조돼 포드오토산의 ‘포드 투어네오 커스텀’ 차량에 들어간다. 리어 루프 패널은 자동차 후면 상단에 씌우는 덮개 패널을 의미한다.

현대제철의 탄소저감 강판은 고로(용광로)에서 만든 쇳물을 전기로에 혼합하는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해 제작된다. 자동차 강판은 고품질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고로에서 주로 만들어진다. 현대제철은 이 프로세스를 통해 고로에서 만든 강판과 동등한 성능을 내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탄소저감 강판을 양산하기 위해 2020년 가동을 중단했던 충남 당진제철소의 박판열연 공장을 자동차용 공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 공장에서 올 하반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이 프로세스는 현대제철이 독자 개발한 생산 체계인 ‘하이큐브’ 기술이 적용된다. 전기로에 철 스크랩(고철), 직접환원철(DRI), 고로 쇳물 등을 혼합하는 생산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상용차 시장 강자인 포드오토산에 탄소 저감 강판 테스트를 처음으로 완료했다”며 “복합 프로세스를 계속 연구개발해 탄소저감 제품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기존 자동차 강판보다 강도를 20% 높이면서도 성형성을 확보한 3세대 강판 개발도 완료했다. 이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 개조와 증설을 추진 중이다. 연내 상업 생산에 나선다.

이 회사가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현대자동차·기아)에 판매한 강판은 100만t 가량이다. 현대제철이 100만t 기록을 세운 건 2010년 당진제철소를 준공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이 물량을 200만t까지 늘려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에서 ‘톱3’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