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위액트 제공
동물보호단체 위액트 제공
아이가 지켜보는 앞에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키우던 강아지를 2층 창밖으로 던져 버린 부모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강아지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다리를 심하게 다친 상태다.

사건이 벌어진 시각은 지난 10일 오후 5시쯤. 동물보호단체 위액트(WEAct)는 창문 밖으로 강아지가 던져졌다는 제보를 받고 경기 김포의 한 빌라 2층 현장을 찾았다. 당사자들은 안고 있던 개가 갑자기 팔을 밟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했지만 관계자들 확인 결과 이는 불가능했다.

성인 가슴 높이에 위치한 창문은 강아지가 스스로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좁게 열렸다.

이후 확인한 CCTV 화면에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 여성이 현관문 밖으로 물건을 집어 던지더니, 문밖에 나온 강아지를 거칠게 집어 든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남성이 갑자기 여성에게서 강아지를 낚아챈 뒤, 창문으로 냅다 던져 버린다.

옆에 서서 이 상황을 속절없이 지켜보고만 있던 아이는 부모가 집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다급하게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위액트 측은 강아지를 데리고 병원으로 급이 이동했고 한쪽 다리 뼈가 두 동강 나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뼈가 붙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비관적인 진단도 있었다.

강아지를 내던진 아이 아버지는 학대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으며 부부 싸움 중 아내에게 겁을 주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쪽 다리 뼈가 두동강 나 치료를 받고 있는 강아지. 해당 강아지는 2층 빌라 창문으로 던져졌다가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에 인계됐다.
한쪽 다리 뼈가 두동강 나 치료를 받고 있는 강아지. 해당 강아지는 2층 빌라 창문으로 던져졌다가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에 인계됐다.
위액트 측은 6시간에 걸친 장시간 설득 끝에 고소 고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강아지 소유권을 부모에게서 넘겨받았다.

해당 부부는 끝까지 동물 학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 부부가 아이 앞에서 동물에 대한 폭력성을 보인 것은, 동물 학대뿐 아닌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액트 측은 구조 당시 아이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했다.

단지 10살에 불과했던 이 아이는 자신이 그토록 의지해 온 강아지의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아울러 강아지가 자기 팔에 있다가 뛰쳐나간 것이라며, 부모의 잘못을 감싸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