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1위 명성 걸맞지 않게
롯데닷컴 매출은 수년째 감소
온라인몰 단계적 통합… 시너지↑
中 롯데마트 화둥법인 53개
2914억 받고 리췬그룹에 매각
나머지 21곳은 정리·폐점할 듯
롯데쇼핑 내 4개 온라인몰 운영
롯데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매출과 수익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인적, 물적 자원의 효율적 결합으로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 분야에서는 7개 온라인몰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엘롯데’(백화점), ‘롯데마트몰’(마트), ‘롯데슈퍼몰’(슈퍼) 3개가 롯데쇼핑에 속해 있다. 롯데닷컴까지 들어가면 4개가 된다. 롯데는 우선 이들 4개 온라인몰을 단계적으로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인수합병 계획 접고 계열사 합병
오프라인 유통에 안주한 나머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겨놓는 데 안주한 탓이다. 당연히 온라인 시장의 ‘혁신’과는 거리가 있었다.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상품 추천, 사용자가 쓰기 편한 인터페이스 제공,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 구성 등이 뒤따르지 못했다.
혁신만 부족한 게 아니었다. 계열사 간 ‘협업’도 부족했다. 롯데닷컴 이외에 6개 채널이 각각 경쟁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영역이 겹치기도 했다. 패션·뷰티 쪽이 강점인 롯데닷컴은 백화점 ‘엘롯데’와 같은 시장을 놓고 다퉜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홈쇼핑도 가전 상품 등을 놓고 경쟁했다.
롯데는 온라인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자 지난해 전산·배송·마케팅·결제 등 일부 영역의 기능 통합에 나섰다.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계열사 간 입장이 첨예해 부딪치는 일이 잦았다. 실적이 계열사별로 따로 잡히는 탓에 회사 간 경쟁이 벌어졌다.
롯데가 지난해 국내 대표 e커머스 기업 11번가와 협업을 검토한 것도 온라인 통합의 ‘촉매제’로 활용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11번가와 협상이 잘 되지 않자 통합 작업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롯데는 결국 롯데쇼핑의 롯데닷컴 합병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국 롯데마트 대부분 매각하기로
롯데쇼핑은 이날 이사회에서 중국 롯데마트 일부 매각 건도 승인했다. 중국 내 74개 롯데마트 점포를 보유한 화둥법인을 중국 유통사 리췬그룹에 2914억원에 팔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53개 점포다. 나머지 21개 점포는 정리·폐점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21개 롯데마트 점포를 우메이그룹에 매각했다. 화중, 동북법인이 보유한 나머지 점포 14곳도 조만간 지역 유통업체에 팔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이날 1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매출은 4조3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164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인 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와 25.6% 증가한 반면 마트에서 44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슈퍼도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