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은 일단 묶었지만…신용대출 1조3736억 증가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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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 한 달
달라진 '대출 지형도'
가계부채 종합대책 앞두고 마이너스 통장 개설 '붐'도
달라진 '대출 지형도'
가계부채 종합대책 앞두고 마이너스 통장 개설 '붐'도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8월 국민·신한·KEB하나·우리·국민·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30일 기준)은 40조6001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8월에 전달 대비 4306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 잔액은 93조9025억원으로 지난 7월보다 1조3736억원 증가했다. 작년 8월(2조379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신용대출 잔액 역시 올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8·2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준 5개 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8조6698억원을 기록했다. 7월 말에 비해 2조1339억원 증가했다. 단순 규모로만 보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학 기간 중 이사 등을 감안하면 별로 늘지 않았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단순 규모로만 보면 급격한 감소세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는 분위기”라며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 등을 감안하면 두 달 정도 뒤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은행 창구에서도 주택담보대출보다는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예상보다 주택담보대출을 적게 받게 된 차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신용대출을 받는 경향도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겠다는 1차적인 목표는 달성할지 몰라도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오히려 신용대출이 가파른 속도로 늘면서 가계부채에 짐을 더 보탤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와 함께 9월 중순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오기 전에 대출을 미리 받아놓자는 수요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대출 관련 상담 시간이 부쩍 늘어난 것도 한 달 새 은행 창구에 찾아온 변화로 꼽힌다. 은행 창구뿐 아니라 전화상담 등 각종 문의가 끊이지 않아 금감원에 현장 지도를 해달라는 민원까지 들어오고 있다.
정지은/윤희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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