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직업훈련원을 나와 16세에 선반작업을 시작해 10년 전 서울 문래동에 터를 잡은 최기재 대현정밀 사장(51). 그는 요즘 일감이 한 달가량 밀려 밤 11시까지 잔업을 한다. 최근 60㎡ 규모 공장을 90㎡로 확장했고, 1억원 넘게 들여 신형 절삭기 한 대도 샀다. 최 사장은 “남들은 불황이라고 울상이지만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25%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추석에 어머니(87)가 좋아하는 굴비를 사들고 고향인 경남 합천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비록 월세공장이지만 공장을 넓히고 설비도 새로 들여와 푸근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협업으로 불황을 넘고 있는 문래동 소공인들. 왼쪽부터 이태구 태승엔지니어링 사장, 전명일 성일테크 사장, 곽의택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장, 한부영 부영메탈 사장, 최기재 대현정밀 사장. 김종신 태원테크 사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인근에서 압력계측 부품을 생산하는 성일테크의 전명일 사장(43)도 하루 세 시간씩 잔업을 한다. 원주직업훈련원 출신인 전 사장은 일본시장을 개척해 작년에 1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면서 수주와 매출이 각각 50% 이상 증가하자 컴퓨터수치제어(CNC)머신 등 공작기계 석 대를 추가로 사기로 했다. 그는 “일손이 달려 연휴에 제대로 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활기 넘치는 직원들을 보니 그 어느 때보다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10대 후반부터 쇠를 깎기 시작해 20~30년간 금속가공업에 종사하고 있는 문래동 소공인(小工人)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문래예술촌과 협업…아이디어 제품 잇단 출시
‘문래동 금속가공업체 집적지’엔 기계 부품이나 자동차 부품 등을 가공하는 선반 밀링 프레스작업 업체 1300여개(2014년 말 기준)가 밀집해 있다. 대부분 직원이 1~3명인 작은 기업이다.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때로는 골판지 상자를 깔고 공장에서 잠을 자며 일해 온 이곳 소공인들의 기술력은 국내 최고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이곳엔 짙은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활기를 잃었다. 기존 거래처가 줄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소공인도 나타났다. 그런데도 일감이 들어와야만 작업하는 ‘천수답 경영’은 여전했다.
오랜 불황은 소공인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했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고조된 것. 소공인들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기술력과 제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박람회 등을 통해 해외 기업과 거래를 트는 데도 적극 나섰다. 친분 있는 소공인끼리 모여 기술융합으로 시너지를 낼 부분을 찾았다.
소공인들의 ‘의식개혁’에는 중소기업청에서 설립한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도 한몫했다. 무료강좌인 ‘소공인경영대학’을 통해 경영혁신 교육을 시키고 공동작업도 알선했다. 반월·시화 공단 중견기업과의 거래도 도왔다. 일본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도쿄 오타구(大田區) 방문단도 꾸려 그곳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도 이끌어냈다.
협업과 공동마케팅 등으로 수주가 늘자 시설 확장에 나서는 곳이 속속 생겨났다. 정제약 검사기를 생산하는 태승엔지니어링의 이태구 사장(54)은 머시닝센터를 최근 2대 추가 구입했다. 황동으로 기어 부품 등을 가공하는 부영메탈의 한부영 사장(48)은 판매장을 새로 열었고,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태원테크의 김종신 사장(45)은 공장을 넓혔다.
소공인과 인근 문래예술인 간 협업제품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재연기계는 문래예술촌의 도움으로 ‘명품을 지향하는 볼펜’을 선보였다. 한빛정밀은 ‘커피휘핑기’를 출시했다. 금속장인과 예술인이 만나 탄생한 ‘메이드 인 문래(made in Mullae)’ 제품이다.
곽의택 문래소공인지원센터장은 “소공인들이 불황만을 탓하지 않고 협업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시장개척에 나서면서 문래동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의 수사를 총괄하는 수사부장·안보수사부장·광역수사단장이 24일 늦은 밤 전격 교체됐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9시를 넘겨 경무관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공지했다. 발령 일자는 미정이다. 금요일 밤의 고위간부 인사 발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경무관은 치안총감, 치안정감, 치안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경찰 계급으로 '경찰의 별'로 불린다. 임경우 서울청 수사부장과 최종상 충북청 수사부장은 자리를 맞바꾸면서 최 부장이 향후 서울청 수사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김종민 서울청 안보수사부장은 행정안전부 경찰협력관으로, 오승진 서울청 광역수사단장은 서울 강서경찰서장으로 이동했다. 기존 자리는 공석이 됐다.신설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으로는 신효섭 경남청 수사부장이, 경찰청 국제협력관에는 이재영 서울청 범죄예방대응부장 등이 보임됐다.또 수도 경비 상황을 책임지는 서울청 경비부장에는 김병기 서울 강서경찰서장, 대통령 청사 경비를 맡는 서울청 101경비단장에는 양영우 대구청 공공안전부장이 각각 자리를 옮겼다.경찰청 치안정보심의관에는 송영호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심의관이 옮겨간다.백해룡 경정이 외압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한 경무관들도 자리를 옮겼다.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던 김찬수 경무관은 광주청 공공안전부장에 보임됐다. 김 경무관은 지난 2월 총경에서 진급했다.김 경무관은 영등포경찰서장 재직 당시 형사과장이던 백 경정에게 용산(대통령실)을 언급하며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 관련 외압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 경무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조
경기 남양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여학생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초등학교 교사인 5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22일 남양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 3명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피해자 측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혐의를 입증할 만한 촬영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A씨가 근무하는 학교는 사건 발생 직후 A씨를 수업에서 배제하고 직위 해제했다.최근 A씨를 불러 조사한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경남 거제 거가대교에서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구속 송치됐다.경남 거제경찰서는 살인 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전 5시 50분께 거제시 장목면 부산 방향 거가대교 위에서 연인인 20대 B씨의 얼굴과 목 등을 흉기로 찌른 뒤 대교 난간 밖 바다에 빠뜨리려 한 혐의를 받는다.경북 출신인 두 사람은 3년가량 교제한 사이로, 사건 전날 거제에 1박 2일 여행을 온 것으로 조사됐다.A씨는 여행 이튿날 오전 자신 차로 B씨와 귀가하는 과정에서 거가대교 갓길에 차를 세우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과정에서 "같이 죽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B씨는 A씨를 뿌리치고, 간신히 도망치는 데 성공해 거가대교를 지나는 차량에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일부 출혈이 있었으나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이후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고, B씨가 이별을 통보해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