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똑똑해지고 있다. 요즘 시장에 나오는 신차들은 첨단 신기술로 무장한 편의 기능을 지원하는 데다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을 내장한 '스마트 카'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 수입차에 주로 장착되던 주차보조장치는 국산 중대형 차종까지 장착 비중이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각지대를 잡아주는 주차 모니터링 기능까지 나왔다.

◆그랜저 3.3"주차 편해지네"


현대자동차는 지난 2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그랜저 3.3에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AVM(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 장치는 차량 전 · 후면과 좌우 사이드미러 하단에 총 4개의 카메라를 장착,운전석 모니터를 통해 차량 밖 360도 범위를 훤히 볼 수 있다. 국산차 가운데 그랜저 3.3에 처음 적용됐다.

AVM은 통상 시속 20㎞ 이내에서 작동하며 2D 탑 뷰(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시각)로 영상을 보여주고, 핸들 조작에 따른 실시간 주차 궤적을 화면에 제공하는 PGS(주차 가이드) 기능을 제공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서행 운전이나 주 · 정차 때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주차보조 장치인 '파크 어시스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CC 2.0 TDI 블루모션에 탑재했다. 운전자가 후진 일렬 주차를 할 때 차와 차 사이 간격이 40㎝ 이상만 되면 차가 알아서 주차를 돕는다. 이때 운전자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대로 기어 변경 및 가속 페달,브레이크만 밟으면 된다. 핸들은 차가 직접 조작한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지난 3월 출시된 CC 2.0 TDI 블루모션은 기존 후진 일렬 주차를 비롯 직각(T자형) 주차와 주차 탈출 기능까지 추가됐다"고 말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계기판 대체


BMW코리아가 수입차업체 중 처음 선보인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기존 계기판 기능 일부를 대신해주는 신기술이다. 아우디 A7 및 뉴 A6 등 최근 출시된 고급 세단에 편의 옵션으로 지원되고 있다. 이 기능은 내비게이션 방향 안내와 차량 속도,차량 진행 방향 표시 등 주요 정보를 운전석 전방 유리창에 반사시켜 운전자의 시선 상에 표시해준다. 지난 4월 출시된 BMW 뉴 6시리즈 컨버터블에는 수입차 최초로 3D 그래픽이 사용된 최신 사양이 추가됐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크루즈 컨트롤 역시 국산 및 수입 세단의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국산차 중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SCC)은 앞차가 멈추면 자동 정지 및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한다. 제네시스나 에쿠스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보다 향상된 것이다. 이는 BMW 5시리즈 등의 '스톱&고' 기능이 있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과 같다.

◆"아이폰,차 안에서 즐기자"


글로벌 업체 간 차량용 멀티미디어 기술 경쟁도 앞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 속도가 빨라져 인터넷과 융합한 차량용 텔레매틱스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쏘나타와 벨로스터 등 북미 수출 차량부터 스마트폰을 자동차에 연동시킬 수 있는 '블루링크(Blue Link)'를 탑재키로 했다. 이후 2013년에는 전 차종에 이 서비스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스마트폰 기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온스타(OnStar)나 포드 싱크(SYNC)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기아차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개발한 '우보(UVO)' 시스템을 북미용 쏘렌토R을 시작으로 주요 모델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터치스크린과 음성으로 전화 통화나 문자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아이폰과 태블릿PC의 활용도가 늘면서 차량용 멀티 기기들도 신차 구매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됐다"며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차량용 텔레매틱스 기술력이 향후 글로벌 업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