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땐 역시 훈훈한 가족영화…한국 코미디 '흥행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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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 함께 볼 수 있어 인기
'라스트 갓파더' 주말 예매 1순위
'헬로우 고스트' 200만 관객 돌파
'라스트 갓파더' 주말 예매 1순위
'헬로우 고스트' 200만 관객 돌파
새해 극장가에서 두 편의 코미디가 흥행 선두에 나섰다. 심형래 감독 · 주연의 '라스트 갓파더'와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지난달 30일 개봉된 '라스트 갓파더'는 7일까지 관객 145만명을 기록하며 이 기간 중 최다 관객을 모았다. 이번 주말 예매 순위도 각종 차트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된 '헬로우 고스트'는 이달 들어서도 2위를 유지하며 2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가 새해 벽두 흥행 선두권을 형성한 것은 2008년 초 '과속스캔들' 이후 2년 만이다.
'과속스캔들'처럼 두 신작도 코미디이고 가족관객이 타깃이란 게 공통점.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인 두 영화는 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부모,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CJ CGV가 지난 주말(금~일) 예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족으로 추정되는 3장 이상 티켓 구입 관객의 비율이 '라스트 갓파더' 36%,'헬로우 고스트' 25%로 같은 기간 다른 영화(평균 22.9%)를 웃돌았다. 이상규 CJ CGV 부장은 "할리우드 가족영화로는 판타지물이 대세이지만 한국형 가족영화 장르로는 코미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코미디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고,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해리포터' 같은 콘텐츠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 판타지물로 승부하기는 어렵다.
'라스트 갓파더'는 심형래가 전매 캐릭터인 '영구'로 돌아온 작품.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 영구가 조직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와 벌이는 소동을 담았다. 할리우드 배우들을 캐스팅해 미국 LA에서 촬영했다. 심 감독은 개봉 전부터 각종 TV 오락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일부 평단에서는 독설을 퍼부었지만 인터넷에는 일반인들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극장에 어른들이 이렇게 많은 거 진짜 처음이었다. " "부모님이 많이 웃으셨고 새해 첫날 효도해서 좋았다. " "'영구와 땡칠이'를 보고 자란 세대라서 더 재미있었다. " "어른들,아이들 굉장히 좋아했어요. 많이 웃었습니다. "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영화는 상상한 대로 이뤄지는 아이들의 세계,그 자체였다"며 "여기에 스케일을 국제화하니까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기 편해졌다"고 말했다. 심씨는 관람객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니 어린이뿐 아니라 할머니들이 참 좋아하더라고 했다.
'헬로우 고스트'는 외로워 죽고 싶은 상만(차태현)이 한 맺힌 귀신들의 황당한 소원을 들어주다가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게 되는 이야기.막바지 10분간 가족들의 기막힌 사연을 들려주며 관객의 눈물을 빼놓는다.
"마지막에 엄청 울었어요. 살아야 할 의미를 주는 가족영화입니다. " "진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영화였습니다. " "칼부림 등 잔인한 영화들이 난무하는 극장에서 이렇게 따뜻한 영화를 보게 되니 너무 기쁘다. " "중딩 큰딸,초딩 작은딸과 함께 봤는데 나올 땐 서로 손을 꼭 잡게 됐고 따뜻함을 느꼈다. "
'라스트 갓파더'가 웃음과 재미에 집중한다면 '헬로우 고스트'는 감동과 의미를 부각시켰다. '라스트 갓파더'에 비해 초반 기세는 강하지 않았지만 트위터 등에서 입소문이 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한 스릴러 화제작 '황해'를 이달 들어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황해'는 잘 만들었지만 잔혹한 내용으로 인해 온가족이 함께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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