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디스플레이·공작기계 등
中 수출 비중 2년새 10%P 늘어
긴축 따른 내수침체 대비 필요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19%로 한국(31%)에 비해 낮은데도 일본 산업계에서는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일본제철-타타제철,JEF스틸-JSW스틸,스미토모금속공업-부샨스틸 등 4건의 일본 · 인도 철강업체 간 기술 제휴도 모두 작년 이후 이뤄졌다. 일본처럼 중국 의존도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차이나-아웃(out)' 전략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위험 수위 다다른 중국 수출 비중
산업별로는 전자부품의 중국 수출 비중이 2008년 상반기 42.4%에서 올 상반기 55.8%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정밀기계(41.7%)도 5%포인트,비철금속(42.7%)은 1.9%포인트 높아져 40% 선을 넘어섰다. 품목별로는 평판 디스플레이(55%),금속공작기계(42.4%),건전지 및 축전지(58.3%),사무기기(44.4%) 등이 10%포인트 안팎 늘어났다.
강두용 산업연구원(KIET) 동향분석실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성장의 52%가 대 중국(홍콩 포함) 교역 효과 덕분일 정도"라며 "중국 수출 증가가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 '독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업체 반격 등 역작용 우려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작은 기침'에도 국내 주요 산업이 크게 흔들리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수출 비중이 55%까지 늘어난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은 3분기 중국 수요가 급감하자 감산을 해야 했고 3분기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전자 부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완제품 분야에선 중국 업체들의 반격까지 걱정하고 있다. 2008년 3분기 8.1%이던 삼성전자의 중국 내 TV 점유율은 올 3분기 4.9%로 떨어졌다. 반면 8.8%이던 TCL은 14.6%로,11.7%이던 하이센스는 15.9%로,14.4%이던 스카이워스는 16.9%로 현지 업체 상당수가 큰 폭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합성수지 제품 투자를 늘리면서 공급과잉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PE 시장 규모는 2006년 1125만t에서 올해 1415만t으로 25.8% 커졌다. 중국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한국 업체들은 수출 증가 등 일시적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시노펙 등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현지 업체들의 자체 제품 조달 비중이 2006년(53.3%)에 비해 6.8%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 증가로 호황을 이어오던 철강 분야도 중국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방안을 내놓으면서 수요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중국 내 철강 생산능력은 7억~8억t 수준까지 늘어났지만 내부 수요는 5억t 안팎이어서 현지 공장 가동률이 70~80%까지 떨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등지로 물량을 밀어내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에는 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수출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이정호/장창민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