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위치한 ㈜흙표 흙침대의 생산공장.1층 공장에 들어서니 황토원료를 가져와 흙침대를 만드는 작업(사진)이 한창이었다.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운모와 백토를 섞은 황토에 화학첨가물 없이 해초를 끓인 끈끈한 액체를 혼합하고 한약재까지 섞자 구들장처럼 단단해졌다. 여기에 열판을 넣고 수차례 압축한 뒤 가는 황토로 표면을 마감하니 장판형태가 만들어졌다.

나무판에다 이를 얹어 산소컨트롤 장치 등을 달고 천연물소 가죽을 깔자 마침내 온돌을 얹은 서양식 침대인 흙침대의 완성된 모습이 나타났다. 마치 황토집을 만들면서 한약과 해초냄새가 공장에 퍼져 있는 가운데 전기시설을 부착하는 작업장 모습이었다.

이 회사 강무웅 회장은 "자연에서 가져온 제일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선조들의 지혜를 현대기술과 첨단과학에 접목시켜 세계인들에게 건강을 되찾아줄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흙표 흙침대는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국내 기능성 침대의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1991년부터 20년간 흙침대를 생산하면서 꾸준한 제품 개발로 국내외 판로 개척에 성공한 결과다. 이 회사는 흙침대 제조와 관련해 20여개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획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90억원.올해는 4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흙표 흙침대는 2005년부터 해마다 일본과 미주 지역에도 연 7억원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중동지역에서도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져 해외공략을 준비 중이다.

흙표 흙침대가 성공기반을 확고히 다진 것은 전자파 제로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황토의 원적외선을 최대한 살리면서 전기사용으로 발생되는 전자파를 오랜 연구 끝에 차단했다. 1998년 4월 소비자연맹이 시중 상품을 수거해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흙표 흙침대만이 전자파를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발열선을 3차 가공처리하고 고가의 발연선으로 제작된 전열판을 장착해 한국전자전기시험연구원의 전자파테스트도 통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스웨덴의 안전규정기준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흙표 흙침대는 매트 전체로 열선이 고루 퍼져 열전도율이 온돌방보다 높은 데다 수맥방지용 동판을 깔고 섬세함이 가미된 송진장판까지 들어가 고유의 온돌방에서도 찾기 힘들었던 웰빙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1994년 김영삼 대통령 등의 침대로 제공됐다. 이후 흙표 흙침대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문이 이어졌다. 전자파 차단과 원적외선 발생으로 건강에 효과적인 제품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2005년 산업자원부로부터 제품안전우수기업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부산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제조와 판매 설치,애프터서비스(AS)까지 직접 손으로 흙침대를 완성한 장인들이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산소가 나오는 흙침대와 흙베개 등도 출시했다. 사람이 잠을 자면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기술인 고체산소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전통가구와 온돌을 접목시켜 명품가구 생산도 하고 있다. 명품가구는 우리나라 공예부문의 장인들을 초빙해 가구에 접목시키면서 한국 고유의 예술적 감각과 현대적 신기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류층의 가구수입 대체효과와 미국 일본 등에 고가의 가격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흙침대는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부엌아궁이 원리를 현대과학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흙을 통과한 열이 일반 열보다 더 깊숙이 침투한다는 것.그 이유는 흙을 통과하면서 원적외선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약을 달일 때 흙으로 만든 질그릇을 사용하는 것도 원적외선이 약초의 속까지 열을 가해 약초의 성분을 모두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양질인 우리 황토를 사용하는 것도 제품의 질을 높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경남 고성에서부터 강원도,충청도를 돌며 좋다는 흙은 모두 사들이고 있다. 미역 등 해초도 최고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옛날 흙집을 짓거나 회반죽을 할 때 선조들이 해초를 고아 반죽으로 사용했던 지혜를 재현한 것이다.

흙표 흙침대는 새로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우선 황토의 불순물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해 유명 화장품 회사에 공급키로 하고 연구에 들어갔다. 수산식품사업에도 본격 뛰어들었다. 자회사인 두도수산과 두도식품을 설립,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스트레스 없이 직접 잡은 멸치를 최신설비로 가공 생산한 고급 액젓제품을 만들고 있다.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도 일대의 자가어장에서 상처가 없고 선도가 좋은 정치망어법으로 잡은 멸치를 유통과정 없이 바로 간수를 뺀 구간천일염으로 자연숙성시킨 고급제품이라는 것.

강 회장은 "흙침대와 액젓 모두 방부제를 쓰지 않고 천연재료를 사용한다"며 "앞으로 침대와 식품에서 세계 최고의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