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을 내린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콩쿠르에서 중국의 피아노 신예 윤지에 첸이 우승했다. 이 승전보를 듣고 연주자 못지 않게 기쁨의 눈물을 흘린 이들이 있다. 바로 국내 악기시장 점유율 1위인 삼익악기 관계자들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승자인 윤지에 첸이 예선부터 결선까지 삼익악기가 제조한 자일러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며 "자일러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야마하사도 축제 분위기다. 지난달 열린 쇼팽콩쿠르에서 러시아의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야마하 피아노로 우승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제콩쿠르에선 연주자들의 우승 다툼 못지않게 악기회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국제콩쿠르 관례상 연주자들은 피아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국제콩쿠르에서 연주자에게 낙점받은 악기회사는 대회기간 연주자를 위해 '풀 서비스'에 나선다. 고가의 피아노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조율사 등 직원을 대회가 열리는 현장에 파견한다.

이들이 비용을 부담하면서 연주자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만큼 마케팅 효과가 크기 때문.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피아노의 특성에 따라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피아노 전공생이나 교수들에게는 우승자 못지않게 이들이 사용한 피아노에 큰 관심을 갖는다.

김묘정 삼익악기 마케팅팀 과장은 "이번에 자일러 피아노는 콩쿠르 우승을 통해 연주자,피아노 전공생,청중,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전마케팅 효과가 1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