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내 증시는 전날에 이어 연중 고점을 다시 한번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외적인 경기 분위기가 우호적인데다, 외국인과 기금 등의 자금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마감된 뉴욕 증시가 유럽 대형 은행들의 호실적과 제조업 경기회복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증시 호재로 작용했다.

ISM(공급관리자협회)이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는 55.5로 나타나 지난달 56.2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시장예상치인 54.5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지표발표는 외국인 매수에 힘을 실어 국내 증시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투신권은 펀드환매도 매도를 보이고 있지만, 연기금은 꾸주한 매수가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208.44포인트(1.99%) 오른 10674.38을 기록했고, S&P 500지수는 24.26포인트(2.20%) 상승한 1125.86으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295.36을 기록해 전일대비 40.66포인트(1.80%) 올랐다.

◆글로벌 자금, 한국·아시아로 유입된다

하나대투증권은 아시아에 대한 투자매력이 부각되면서 '바이 아시아(Buy Asia)' 분위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 박정우 연구원은 "아시아의 실질금리가 세계 금리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로의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하반기에 유동성 랠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의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아시아의 실질금리가 세계 실질금리보다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것. 아시아는 세계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실질금리를 보이면서, 글로벌 자금이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3~6개월 이후 아시아의 자산 수익률은 선진국보다 낫다는 추정이다.

동양종금증권은 " "유동성은 경기와 이익의 무게 중심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동성이 높아진 유연성을 바탕으로 국내와 같이 경기와 이익 확장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 중인 증시로 유입될 확률이 높다"고 관측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외국인과 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올해 금융자산 목표를 이미 돌파함에 따라 추가적인 매수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곽상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18개 국가를 대상으로 매력도를 점검했다. 조사 결과 한국은 종합 순위에서 전체 18개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이익모멘텀 측면에서 3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5위, 가격모멘텀 측면에서 12위를 기록하는 등 매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주도주의 부활…상승랠리의 시작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급 여건이 좋고 기존 주도주가 강한 반등을 보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기금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시즌도 순항 중이다. 한국 대표 500개 기업 기준 지난 2일(월)까지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32개다. 그리고 이중 63.6%인 84개 기업이 컨센서스(영업이익 기준)를 웃돌았다.

한동안 숨 죽였던 기존 주도주가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까지 상승하는 동안 철강·기계·조선·금융 등 소외주들의 순환매 양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는 시점에서 주도주 반등이 나왔는데, 휴식이 충분했던 만큼 추가 상승하는데 있어 크게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발표되는 지표를 좀 더 살피라는 조언이다. 경기둔화 우려가 정말로 해소되고 있는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단기적인 시장 대응은 한템포 조절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한범호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와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시장 대응은 쉬어가라"며 "이번 주말 미국 고용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2분기 연속으로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개선됐고 주택투자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유럽지역의 재정 감축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반기 정부부문의 재정기여도가 감소할 가능성도 크고, 고용지표의 더딘 개선세를 고려할 때 미국 소비경기의 회복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기회복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약해 보인다"며 " 미국 경제의 선순환 진입은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회복이 선순환 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경기전망의 약화와 더불어 기업들의 유휴설비가 남아있는 것은 미국 민간투자 확대를 저해할 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최성남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