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 승격 60주년을 맞는 대전시와 60여년을 동고동락한 향토 장수기업들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948년 대전경제 1번지 중구 문화동에서 첫발을 내디딘 후 한국식품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진미식품(대표 송상문)과 국내 문구산업을 이끌어 온 동아연필(대표 김학재)이 그 주인공이다.

진미식품은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뀔 동안 3대가 이어오면서 전통 장맛을 지켜온 대전의 대표적 향토기업이다. 창업주인 고 송희백 회장은 해방직후인 1948년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대창장류사를 세웠다. 전쟁이 끝나고 먹거리를 잃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하자 1957년 중구 오류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진미는 1965년 공장이 전소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고 1990년대 외환위기와 대형식품업체들의 공략으로 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3대 송상문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전통에 첨단을 가미,새로운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3대를 이어오며 전통 장류만을 고집해 온 진미식품의 장수비결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 온 신뢰와 한국의 맛을 잇겠다는 고집에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국내 최초의 연필회사인 동아연필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창립됐다. 해방 이후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절감한 김로원 초대 회장은 한국 교육시스템의 초석을 놓는다는 의지로 연필생산과 개발에 전념했다. 1963년엔 품질을 인정받아 수출까지 하게 됐고 사업다각화에 나서 1974년엔 동아교재를 설립한 뒤 본격적인 제품개발을 시작했다.

1978년엔 샤프연필과 샤프심을 생산했다. 이어 1993년 수채색연필을 개발했고,1997년 중성펜과 그림물감 등 신제품에 무독성마크를 획득하면서 또 한차례 도약을 이어갔다. 이후 문구제품에 화려한 디자인을 가미한 팬시상품으로 성장을 계속했다.

동아연필의 장수비결은 유아부터 청소년,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사용하는 필기구에 주력했고 관련 분야에만 특화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