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배윤식 현대모비스 카레이서 "자동차는 내게 자양강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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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레이싱장서 살아요" … 주중엔 회사 주말엔 카레이싱, 차 수리비로 6000만원 넘게 써
"저에게 카레이싱은 일종의 자양강장제죠.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운전대만 잡으면 힘이 솟거든요. "
올해 3년차 회사원인 현대모비스 정책지원팀의 배윤식씨(30)는 직업이 하나 더 있다. 그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로부터 자격을 획득한 정식 카레이서다. 직업이 두 개이다 보니,그의 일정표엔 '빨간 날'이 드물다. 주중엔 회사 생활을 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레이싱장으로 향한다. 개인 훈련을 위해서다.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는 물론이고 시합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주중엔 회사에서,주말엔 레이싱장에서 지내다 보니 아직 여자친구도 없다"고 말했다.
배씨가 카레이서가 된 것은 우연이다. 2005년10월 별 생각없이 친구를 따라 카레이서를 양성하는 드라이빙 스쿨에 간 것이 계기가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차에 대한 애정과 운전 실력은 자신이 있었던 때였어요. 하지만 드라이빙 스쿨에서 카레이서 지원자들이 운전하는 걸 보니 내 실력이 형편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저 사람들보다는 운전을 더 잘하고 싶다는 오기로 그날 바로 드라이빙 스쿨에 등록을 해 버렸습니다. "
배씨는 드라이빙 스쿨을 거쳐 카레이서 자격증을 획득하고 2007년 5월부터 레이싱 대회에 참가해 오고 있다. 그 해 10월 개최된 '2007년 스피드 페스티발 쎄라토전'에서 배씨는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참가한 레이싱 대회는 모두 7번에 달한다.
배씨는 금전적으로만 보면 카레이서가 된 것은 '적자,그 자체'다. 대회에 참가하고 훈련을 하면서 그는 지금까지 차를 여섯 번이나 바꿨다. 잔고장으로 차에 들어가는 수리비도 만만찮다. 배씨는 "카레이서가 된 지 이제 1년 반쯤 됐는데 차량교체비,수리비 등으로 6000만원을 넘게 쓴 것 같다"고 했다.
차에 많은 돈을 쓰다보니 평소엔 지독한 자린고비 생활을 고집한다. 가끔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다 계산을 할 때가 되면 화장실로 도망가기 일쑤다. 지금 구두는 굽을 갈아 7년째 신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차에 대한 그의 사랑은 불변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차를 '보호한'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해 모 기업이 주최한 시합에 나갔을 때다. 레이싱 중에 차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큰 사고였다. 하지만 그는 아프다는 생각보다 '차 시동을 꺼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고 한다. 계속 시동이 걸려있으면 엔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배씨는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했던 순간이었지만 내 '애마'를 살려냈다는 뿌듯함은 그 어떤 쾌감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배씨는 운전뿐 아니라 자동차 지식도 해박하다. 그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지식 커뮤니티 사이트인 'MCARFE(www.mcarfe.co.kr)'의 운영자이다.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차 부품업체인 모비스에서 회사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했다.
배씨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계속 철부지로 남아있을 작정"이라고 했다. "사람이 철이 들고 나면 일도,사랑도 이것저것 재느라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자동차에 대해서 만큼은 철들고 싶지 않아요. 자동차에 대한 초심을 절대 잃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저에게 카레이싱은 일종의 자양강장제죠.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운전대만 잡으면 힘이 솟거든요. "
올해 3년차 회사원인 현대모비스 정책지원팀의 배윤식씨(30)는 직업이 하나 더 있다. 그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로부터 자격을 획득한 정식 카레이서다. 직업이 두 개이다 보니,그의 일정표엔 '빨간 날'이 드물다. 주중엔 회사 생활을 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레이싱장으로 향한다. 개인 훈련을 위해서다.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는 물론이고 시합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주중엔 회사에서,주말엔 레이싱장에서 지내다 보니 아직 여자친구도 없다"고 말했다.
배씨가 카레이서가 된 것은 우연이다. 2005년10월 별 생각없이 친구를 따라 카레이서를 양성하는 드라이빙 스쿨에 간 것이 계기가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차에 대한 애정과 운전 실력은 자신이 있었던 때였어요. 하지만 드라이빙 스쿨에서 카레이서 지원자들이 운전하는 걸 보니 내 실력이 형편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저 사람들보다는 운전을 더 잘하고 싶다는 오기로 그날 바로 드라이빙 스쿨에 등록을 해 버렸습니다. "
배씨는 드라이빙 스쿨을 거쳐 카레이서 자격증을 획득하고 2007년 5월부터 레이싱 대회에 참가해 오고 있다. 그 해 10월 개최된 '2007년 스피드 페스티발 쎄라토전'에서 배씨는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참가한 레이싱 대회는 모두 7번에 달한다.
배씨는 금전적으로만 보면 카레이서가 된 것은 '적자,그 자체'다. 대회에 참가하고 훈련을 하면서 그는 지금까지 차를 여섯 번이나 바꿨다. 잔고장으로 차에 들어가는 수리비도 만만찮다. 배씨는 "카레이서가 된 지 이제 1년 반쯤 됐는데 차량교체비,수리비 등으로 6000만원을 넘게 쓴 것 같다"고 했다.
차에 많은 돈을 쓰다보니 평소엔 지독한 자린고비 생활을 고집한다. 가끔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다 계산을 할 때가 되면 화장실로 도망가기 일쑤다. 지금 구두는 굽을 갈아 7년째 신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차에 대한 그의 사랑은 불변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차를 '보호한'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해 모 기업이 주최한 시합에 나갔을 때다. 레이싱 중에 차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큰 사고였다. 하지만 그는 아프다는 생각보다 '차 시동을 꺼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고 한다. 계속 시동이 걸려있으면 엔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배씨는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했던 순간이었지만 내 '애마'를 살려냈다는 뿌듯함은 그 어떤 쾌감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배씨는 운전뿐 아니라 자동차 지식도 해박하다. 그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지식 커뮤니티 사이트인 'MCARFE(www.mcarfe.co.kr)'의 운영자이다.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차 부품업체인 모비스에서 회사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했다.
배씨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계속 철부지로 남아있을 작정"이라고 했다. "사람이 철이 들고 나면 일도,사랑도 이것저것 재느라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자동차에 대해서 만큼은 철들고 싶지 않아요. 자동차에 대한 초심을 절대 잃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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