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으로 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펀드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주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하락장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16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 한국 경제의 기본 여건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어서 당장 펀드를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포트폴리오가 편중돼 있었다면 이번 조정을 계기로 적절한 분산이 이뤄지도록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규안 한국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점에서 분할 매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 경제의 성장과 기업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가계 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커지는 추세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펀드 포트폴리오 재편과 관련,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어 시장 수익률보다 펀드 수익률 변동폭이 낮은 펀드,즉 베타계수가 낮은 상품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의 비중은 낮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대형주는 6.29% 하락했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0.21%와 9.58% 떨어져 하락폭이 더 컸다.

조완재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 펀드 일부를 차익 실현하고 대신 대형주 투자 비중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베타계수가 낮은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해외펀드 투자자들도 단기간에 과도한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한 측면이 있어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냉정하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추문성 신한BNP파리바투신 해외운용팀 이사는 "매년 일정 기간 조정 국면이 있어왔고 중국 시장도 작년 2~3개월 조정을 거치다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서브프라임 문제가 우량 채권의 부실로 연결되지만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투자 매력도는 높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