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在祐 < 아주그룹 부회장 kjwoo@aju.co.kr >

"동산에 오른 사람은 마을을 보고 태산에 오른 사람은 천하를 본다." 그렇다.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 사는 일이라지만 그렇다고 크게 보는 것,멀리 내다 보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기업을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은 더욱 그러하다.

앞을 내다보는 일은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나는 항상 모든 것에 오감(五感)을 곤두세운다.

내겐 별 소용 없는 많은 기능의 최신 휴대폰도 중요하다.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나 책도 나의 레이더에 걸린다.

그곳에서 무엇을 찾아내느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미래를 읽는 소스를 찾는다'고 대답하겠다.

책 신문 영화 텔레비전 음악….그런 소소한 곳에서 미래를 읽는 키워드,기업 경쟁력의 묘수를 찾는 것은 참으로 드라마틱한 흥분이 있다.

모든 것은 한마디로 축약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나는 주연보다 조연인 메릴 스트립으로부터 비정한 기업 조직에서 살아남는 앞서가는 시각을 찾아내고,최신 휴대폰 기능에서 소비 주체인 젊은이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를 찾아낸다.

단골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도 예전의 그 맛이 아니면 반드시 원인을 알아서 주인에게 알려준다.

문제를 아는 사람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면 리더의 삶은 피곤하다.

그런데 이렇게 드라마틱한 피곤함이 조직을 이끄는 승부수가 된다면 말이 달라진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15년 후면 지금의 직업 중 95%가 사라질 것이며 그 자리를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직업이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사를 읽는 순간 나는 15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

5년 혹은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직업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우리의 후세들은 1인 기업가,프로페셔널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앞서 가려는 사람은 멀리 보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작은 동산에 오르면 마을을 내려다보고 태산에 오르면 천하를 본다는 것은 산의 높낮이,'미래를 읽는 힘'에 따라 시각이,기업이,인생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미래를 보고 읽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시각,현재에 그 해답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돗자리를 깔고 사는 것도 아니고 미래를 읽는 것에 현재의 실마리가 배제될 수 있겠는가.

현재에 단단히 발을 딛고 오감을 통해 미래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그리고 실마리를 찾았다면 빨리 움직일 것,그것은 넓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