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길 <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보 >

현대사회를 '소비자주권' 시대라고 한다.

이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구매력을 가지는 소비자의 의사가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에는 눈에 보이는 유형물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무형의 금융상품 소비자도 포함된다.

최근 재정경제부에서 '자본시장통합법(가칭)' 제정 방안을 발표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선진국 수준의 투자자 보호장치를 제도화하기 위한 '투자권유규제'를 도입한다고 한다.

그 내용은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불완전판매에 대해 금융투자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특칙을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확대하는 '설명의무의 전면도입',투자자의 사생활과 평온한 삶을 침해할 수 있는 '요청하지 않은 투자권유(Unsolicited Call)'에 대한 규제 신설 등이다.

최근 들어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 및 파생금융상품의 수가 많아지면서 증권회사가 이를 판매할 때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불완전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만약 설명의무를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적용할 경우 증권회사의 의무위반 사례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증권회사 직원이 고객에게 불시에 전화를 걸어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요청하지 않은 투자권유'에 해당돼 새롭게 규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금융상품 소비자에 대한 보호는 더욱 두터워지는 반면 증권회사의 영업활동 자유는 그만큼 제한되고 투자자 보호에 들어가는 비용은 증가할 것이다

요즘과 같은 소비자주권 시대에는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소비자 권익이 향상된 시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상품을 소비할 수 있으므로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고 이는 시장참가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증권회사로서는 향후 단기적인 영업실적에 치중하기보다 시장의 활성화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 보호를 통한 시장신뢰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당한 투자권유의 금지 등에 대한 직원 교육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고,이는 투자자의 신뢰 향상으로 이어져 종국적으로 업계 전체의 양적ㆍ질적 성장을 가져오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