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의 롯데, M&A 3전3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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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최근 몇 년간 굵직한 기업인수(M&A)전에서 잇달아 패배,M&A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04년 7월 KP케미칼 인수에 성공한 것을 마지막으로 중요한 M&A 경쟁에서 계속 고배를 마신 것.
2004년 10월 해태제과 인수전에서 크라운제과에 밀린 것을 시작으로 작년엔 진로 인수전에서 하이트맥주에 덜미를 잡혔고,올해 유통업계 M&A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한국까르푸를 놓고는 이랜드에 허를 찔렸다.
올초 롯데쇼핑 상장에 힘입어 3조원가량의 '실탄'을 확보,유통과 석유화학 양대 부문에서 견고한 사업영역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던 터라 한국까르푸 인수 실패는 특히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잇달은 M&A 좌절 원인은 여러 갈래로 분석되지만,업계에서는 '원가절감'이라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방침이 기업인수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한마디로 '베팅'이 충분치 못했다는 얘기다.
○'베팅'에서 밀린다?
업계에선 최근 들어 롯데그룹이 굵직한 기업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이킨 것이 신격호 회장의 '짠돌이 경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M&A 결과에 대한 신 회장의 평가가 '인수 여부'보다는 '얼마나 싸게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2002년 미도파 인수전에서는 경쟁업체들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5000여억원을 써내 성공했지만,기대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해 과감한 베팅을 주장했던 관련 임원이 심한 질책을 받은 이후 배짱있는 베팅에 나서지 못해왔다는 지적이다.
한국까르푸 인수전에서는 신 회장과 한국롯데를 총괄하는 신동빈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외견상 이랜드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1조9000억원 정도를 인수가격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용승계 등 가격외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인수비용을 낮추려고 하다가 이랜드에 막판 뒤집기를 당했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앞서 2004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해태제과 인수전에서는 업계 최하위였던 크라운제과가 5000억원 이상을 베팅한 반면 롯데는 절반을 약간 웃도는 가격을 제시,쓴 잔을 마셔야 했다.
지난해 진로 인수전도 상황은 비슷했다.
하이트맥주가 채권단이 갖고 있는 채권보다 10% 많은 3조4100억원을 써낸 반면 롯데는 10개 참여 업체 가운데 가장 적은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M&A 전략 달라질까
업계는 롯데그룹이 까르푸 인수전 등에서의 연이은 실패를 S-Oil 및 대한통운 등 그동안 관심을 보여온 기업 M&A전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것인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룹 내부에서도 지나친 '짠돌이 베팅'과 '좌고우면식 베팅'으로는 M&A 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신 회장의 '지침' 변화 여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적절한 M&A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무리해서까지 기업을 사들이지는 말라는 게 신 회장의 지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M&A 전문가들 사이에선 "롯데가 인수전에 뛰어들면 일단 경쟁상대에서 제외시킨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롯데가 M&A시장의 알짜 매물인 S-Oil 대한통운 등의 인수전에서 지금까지의 까다로운 식성을 버리고 과감히 지갑을 열어보일지 주목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2004년 7월 KP케미칼 인수에 성공한 것을 마지막으로 중요한 M&A 경쟁에서 계속 고배를 마신 것.
2004년 10월 해태제과 인수전에서 크라운제과에 밀린 것을 시작으로 작년엔 진로 인수전에서 하이트맥주에 덜미를 잡혔고,올해 유통업계 M&A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한국까르푸를 놓고는 이랜드에 허를 찔렸다.
올초 롯데쇼핑 상장에 힘입어 3조원가량의 '실탄'을 확보,유통과 석유화학 양대 부문에서 견고한 사업영역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던 터라 한국까르푸 인수 실패는 특히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잇달은 M&A 좌절 원인은 여러 갈래로 분석되지만,업계에서는 '원가절감'이라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방침이 기업인수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한마디로 '베팅'이 충분치 못했다는 얘기다.
○'베팅'에서 밀린다?
업계에선 최근 들어 롯데그룹이 굵직한 기업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이킨 것이 신격호 회장의 '짠돌이 경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M&A 결과에 대한 신 회장의 평가가 '인수 여부'보다는 '얼마나 싸게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2002년 미도파 인수전에서는 경쟁업체들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5000여억원을 써내 성공했지만,기대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해 과감한 베팅을 주장했던 관련 임원이 심한 질책을 받은 이후 배짱있는 베팅에 나서지 못해왔다는 지적이다.
한국까르푸 인수전에서는 신 회장과 한국롯데를 총괄하는 신동빈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외견상 이랜드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1조9000억원 정도를 인수가격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용승계 등 가격외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인수비용을 낮추려고 하다가 이랜드에 막판 뒤집기를 당했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앞서 2004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해태제과 인수전에서는 업계 최하위였던 크라운제과가 5000억원 이상을 베팅한 반면 롯데는 절반을 약간 웃도는 가격을 제시,쓴 잔을 마셔야 했다.
지난해 진로 인수전도 상황은 비슷했다.
하이트맥주가 채권단이 갖고 있는 채권보다 10% 많은 3조4100억원을 써낸 반면 롯데는 10개 참여 업체 가운데 가장 적은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M&A 전략 달라질까
업계는 롯데그룹이 까르푸 인수전 등에서의 연이은 실패를 S-Oil 및 대한통운 등 그동안 관심을 보여온 기업 M&A전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것인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룹 내부에서도 지나친 '짠돌이 베팅'과 '좌고우면식 베팅'으로는 M&A 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신 회장의 '지침' 변화 여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적절한 M&A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무리해서까지 기업을 사들이지는 말라는 게 신 회장의 지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M&A 전문가들 사이에선 "롯데가 인수전에 뛰어들면 일단 경쟁상대에서 제외시킨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롯데가 M&A시장의 알짜 매물인 S-Oil 대한통운 등의 인수전에서 지금까지의 까다로운 식성을 버리고 과감히 지갑을 열어보일지 주목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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