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과 떨이' 한국부자는 人情이 키웠다‥'한국인의 부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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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한국을 방문한 펄 벅은 볏단 실은 소달구지를 끌면서 자기도 지게에 볏단을 이고 가는 농부의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농부도 지게도 다 달구지에 오르면 될 텐데,소의 짐을 덜어주려는 저 농부의 마음씨가 아름답구나. 내가 한국에서 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저런 모습이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농촌 풍경에 그녀가 감동을 받았듯 한국과 한국인의 부자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더욱 절실한 요즘이다.
'왜 개성상인들은 자신들의 2세에게 가게를 물려 줄 때 다른 가게의 사환으로 5년을 무보수로 일하게 했는가?''유태인은 포장을 해서 낱개로 팔고,중국인은 살 사람이 올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린다면,한국인의 상술인 떨이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왜 한국의 상인들은 누가 봐도 탐이 날 만한 물건을 정까지 얹어서 두둑하게 덤을 줄까?''어찌하여 개성상인들은 거름으로 쓸 오줌을 살 때,물을 탔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맛까지 보았을까?''글을 몰라도 단골집의 대소사는 물론 마을의 애경사까지 두루 기억하여 챙겼던 그 마음씀씀이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펄 벅이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풍경에서 한국인의 마음을 찾았듯이 우리 조상들이 온몸으로 가르쳤던 상인정신에는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부자학'이 숨겨져 있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인의 부자학'(김송본 지음,스마트비즈니스)은 한국인의 '상혼''상리''상술'을 종합한 '부자학'의 결정판이다.
영리함이 각광 받는 지금의 시대에서 한국인의 지조,즉 곧은 뜻과 절조가 배어 있는 상인정신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곧은 뜻과 옳은 일을 지키어 뜻을 굽히지 않는' 마음과 태도가 부자를 꿈꾸는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뒷골목 찬거리장수와 장돌뱅이부터 개성상인과 토정 이지함,조선 후기의 실학자들에 이르기까지 '한국식 부자학'을 온몸으로 가르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동짓달 칼바람보다 서슬이 퍼런 조선 실학자들의 경영 해법이 녹아 있으며,장터를 누비며 돈을 모았던 장돌뱅이의 지혜와 천 년 부자인 개성상인의 상혼이 고스란히 이 책 속에 살아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 상인정신의 핵심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인정을 심는 상술'이라고 말한다.
누가 봐도 탐이 날 만한 물건을 정까지 두둑하게 얹어서 판다면 장사를 그만큼 잘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고객과 두터운 단골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상술이다.
인정의 상술은 아주 오랫동안 장터에서 통용되었던 우리의 독특한 장사법이다.
이 책을 통해 서구식 부자론이 아닌 한국인만의 부자정신과 부자가 되어야 할 이유를 많은 독자들이 꼭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이 한국인의,한국인에 의한,한국인을 위한 부자학이 새삼 반가운 진짜 이유다.
448쪽,1만6000원.
홍성용 MBC애드컴 개발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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