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히 청년들의 ‘쉼’을 무책임한 휴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출근길 골목에서나 동네 카페 구석에서 마주하는 그들의 깊은 한숨과 고단한 어깨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봤다면 결코 그렇게 말할 수 없다.우리는 여태 “성실하게 노력하면 된다” “좋은 대학에 가면 길이 열린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세상은 예전과 달라졌다.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더 정확히 답을 찾는 시대가 왔는데, 우리가 건넨 낡은 지도 때문에 청년들이 더 길을 헤매는 것은 아닐까.청년들의 ‘쉼’은 자발적인 포기가 아니다. AI 시대에 길을 잃고 보내는 절박한 SOS 신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 인구가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들의 외로움과 막막함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응답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당연한 책무다.AI 혁명은 일견 위기 같지만 실은 우리를 ‘정답 강박’에서 해방시켜줄 좋은 기회다. 그림을 그리고 곡을 쓰는 일조차도 AI가 대신한다. 그렇기에 이제는 ‘잘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이 중요하다. 획일성과 정확성이 아니라 다양성, 창의성, 감성이 중요한 시대다.하지만 AI 시대 청년들에게 “마음껏 꿈꿔라”라고 말하기 전에 그 꿈을 펼칠 땅 한 뼘이라도 마련했는가를 자문해보자. 전국에서 청년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관악구는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관악S밸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관악S밸리는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청년들의 실패가 자산이 되고, 도전이 경력이 되는 벤처 창업 생태계다. 청년들이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그들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될 기회의 땅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 100% 부과를 선언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갈등의 표면적 원인은 관세와 수출 규제지만 본질은 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다.이에 따라 중국이 2026년부터 시작하는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기술·산업 정책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질지에 관한 예측이 분분하다. 2021년부터 시행된 제14차 5개년 계획은 디지털 전환과 탄소 감축을 양대 축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언급한 내용과 당면 과제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제15차 계획에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 기술 자립, 스마트 제조, 공급망 및 에너지 안보 등을 핵심 주제로 삼아 주력 산업을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정부는 혁신이 견인하는 고기술·고품질·고효율의 새로운 생산력을 의미하는 ‘신품질 생산력’(new quality production forces)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14억이 넘는 노동력을 토대로 세계의 공장 모델을 통해 성장을 이뤄왔으나,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고민해 온 문제의 해결책으로 이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스마트 제조는 그 핵심에 있다. 생산 시스템을 로봇화해 인구 감소에 따른 비용 상승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기술 개발을 통해 고기술·고품질·고효율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점은 신품질 생산력이 단순한 스마트 제조를 넘어 휴머노이드까지 포함한다는 데 있다.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의 핵심 기술과 부품에서 혁신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스마트 제조에 투입한 기계에 AI를 결합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미국은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선도 기업이 가장 많고, 산업 전반에 걸
외신 기사를 읽다 보면 심심찮게 대두(大豆)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최근엔 중국이 관세 전쟁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예전에는 양국이 무역 갈등을 수습할 즈음 으레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린다는 뉴스가 뜨곤 했다. 대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인 만큼 때로는 상대의 아픈 곳을 찌르는 ‘무기’가 되고 때로는 ‘선물’이 되기도 한다.대두는 흰콩, 메주콩, 콩나물콩, 백태콩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콩이다. 소두(小豆)는 역시 콩과에 속하긴 하지만 팥을 의미한다. 대두의 기원은 중국이다. 만주 지역, 특히 두만강 일대라는 설과 장강 유역의 화중이라는 설로 나뉜다. 유럽과 미국 등에 전해진 것은 18~19세기에 들어서다. 대두의 원산지인 중국은 세계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자급률은 20%에 못 미치고 연간 수입량이 1억t에 달한다. 식용유를 짜고 남은 대두박을 가축 사료용으로 쓰는데 그 수요가 많다.대두는 콩 중에서도 단백질, 지방 함량이 높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다. ‘밭에서 나는 소고기’ ‘대지의 황금’으로 불리기도 한다. 두부, 두유, 식용유, 장류 등 우리 식탁에서도 빠질 수 없는 많은 먹거리가 대두로 만들어진다. 그런 대두의 공급 부족으로 국내 두부공장 등이 초비상이라는 한경 보도다. 다음달 초면 여러 곳의 공장이 가동을 멈춰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두유업계 처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사실상 콩 수입을 독점하고 있는 정부가 국산 사용을 장려한다고 수입량을 줄인 탓이다.직불금까지 줘가며 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