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성수동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 앞.귀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한국어가 아니었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 베트남어 등이 뒤섞인 대화 소리가 역 앞을 가득 채웠다. 여행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휴대폰 지도를 들여다보며 동선을 의논했고, 길모퉁이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성수'를 빼놓지 않고 방문한다는 말이 실감 나는 현장이었다.성수역 3번과 4번 출구 사이, 연무장길 일대는 디올 성수, 올리브영N, 탬버린즈 등 글로벌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거리다. 매달 새로운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고, 주중 낮에도 골목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특히 3번 출구 방향의 '카페 거리'는 사진 촬영 장소로 유명해, 커피를 손에 든 여행객들이 카메라를 번갈아들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끊이지 않는다. 인기 매장 앞은 굳이 주소를 검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한 베이커리 앞에 서 있던 일본인 미나(25)씨는 "성수엔 트렌디한 상점이 많아서 좋다. 한 건물 안에 다양한 브랜드가 들어 있고, 직접 발라보거나 체험할 수도 있다. 사진 찍기도 좋다"고 말했다.중국인 관광객 쉬에(24)씨는 "성수는 한국에서 최신 유행을 볼 수 있는 곳 같다. 더우인(중국 틱톡)에서도 '한국 오면 꼭 가야 할 곳'으로 자주 언급돼서, 한국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성수를 찾았다"고 했다.이날 성수 거리는 그 말 그대로였다. 외국인 무리가 끊이지 않았고, 길게 늘어선 줄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점심 무렵, 40년째 자리를 지킨 감자탕집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낮 12시 40분 기준 대기 인원만 80명가량. 줄 선 사람 중 80% 이상이 외국인으로 보였다.
'브릿팝 전설' 밴드 오아시스의 16년 만 내한에 고양 일대가 들썩였다.21일 오후 오아시스 내한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5 사우스 코리아'가 개최되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변은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붐볐다.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1990년대 브릿팝을 견인한 핵심 밴드다. 전 세계에서 90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고, 정규 앨범 7장 모두를 영국 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살아있는 전설'이다.그러나 2009년 이후로 이들의 무대를 볼 수 없었다. 노엘과 리암의 불화로 팀 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해체 직전 한국 팬들과 만났었다. 2009년 7월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약 한 달 뒤, 형제의 다툼은 노엘의 탈퇴와 팀 해체로 이어졌다.이후 갤러거 형제는 솔로로 각각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았으나, '오아시스'라는 이름으로 내한하는 건 무려 16년 만이다. 팬들의 기다림을 증명하듯 5만석 규모의 공연장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빠르게 전석 매진됐다.이날 대화역에서부터 오아시스가 적힌 굿즈를 착용한 팬들이 줄지어 공연장으로 향했다. 포토존에서는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오아시스임에도 놀랍게 20~30대 관객들이 주를 이뤘다.NOL티켓 통계에 따르면 이번 내한 공연의 연령별 예매 비율은 10대 7.7%, 20대 55.5%, 30대 28.7%, 40대 5.2%, 50대 2.1%로 집계됐다. 사실상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함께 겪지 않았던, 10~30대의 비중이 90%를 넘어선 것이다.관객 김민경(23) 씨는 "피키캐스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떼창 문화를 접하게 됐다. 노엘 갤러거의 내한 공연에서 '돈
“모두가 분리되고 고립되는 시대에 (한강에) 사람이 모여드는 공간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건축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은 21일 자신이 설계한 노들예술섬 착공식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도시를 가로지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강이 있고, 그 한가운데 섬이 있는 풍경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들예술섬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기존 건축물인 ‘노들섬 복합문화시설’을 유지하면서 산책로, 공중 정원 등을 조성해 자연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완성하는 사업이다.헤더윅이 대표를 맡고 있는 헤더윅스튜디오는 한국의 산, 자연의 소리 등에서 영감을 받은 ‘사운드스케이프’(소리풍경)를 제안해 작년 5월 공모에서 최종 선정됐다. 사운드스케이프는 한국의 산을 형상화해 콘크리트 기둥 위로 공중 정원을 조성하고 공중 보행교와 연결했다. 노들섬과 이어지는 한강대교 하부에는 미디어파사드 ‘아틀리에 노들’을 설치해 한강버스(여의도~잠원)를 타고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헤더윅은 지금의 한강을 ‘젖은 사막’에 비유했다. 템스강(영국 런던), 센강(프랑스 파리) 등 주요 도시 강에 비해 규모가 상당한데도 도시가 이 공간을 “방치하고 무시하다시피 해 죽어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한강은 그저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처럼 다뤄져 왔다”며 “양옆으로 큰 고속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고, 그저 도시를 남과 북으로 나눌 뿐”이라고 지적했다.이런 환경에서 노들섬의 존재 자체가 “성스러운 축복”이라는 게 헤더윅의 평가다. 그는 &ld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