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흐름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는 투자금융업계의 베테랑. 속전속결의 명수.
못하는 게 없는 탤런트금융인. 동아투자금융 안계환 팀장(32.금융부 4팀)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많다.

안팀장은 입사한지 9년만인 지난 4월 과장급 팀장으로 고속승진했다.

기업단기자금 분야에서 바둑으로 치면 "아마 1단"의 경지에 들어섰을
정도로 금융의 맥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금사의 팀장은 조직체계상 군대의 소대장과 같다.

그러나 일의 책임과 권한은 가히 사단장급이다.

소대장이 "사격개시명령"을 내리려면 중대장 대대장연대장 사단장등
상급자에게 줄줄이 보고해야하지만 투금사 팀장은 총포탄 수천발에
해당되는 수백억원씩의 신용대출을 결정한다.

"투금사가 거래하는 기업이 적격업체로 평가받았다고는 하나 급변하는
거래처의 신용도,금리예측및 자금공급의 적절한 배분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격개시명령(대출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금융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안팀장이 탁월한 금융감각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입사후
심사. 금융 투자 자금 기획부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쳐 다방면의 일을
해본 것이큰 보탬이 됐다.

"금융인은 경제이론도 알아야 하지만 잡학다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여.수신 거래처에 대한 사업전망을 할 줄 아는 안목이 생기죠"

안팀장이 맡고 있는 금융부내 4팀은 지난 93년 3,000억원대에 머물던
여.수신합계 잔액이 2년만에 3조원대로 10배나 급증했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거래처에 정확한 자금시장 정보를 알려주는 솔직함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안팀장이 거래하는 업체는 굵직굵직한 대기업을 포함해,총 300여군데에
이른다.

"300개업체를 하루에 한 회사씩만 만나도 1년이상 걸립니다. 신규업체는
자금담당 실무자들과 저녁식사라도 하면서 정보를 교환하지만 안면이 있는
기업과는 전화로 시장상황을 수시로 알려줍니다"

종전에는 술 잘 마시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금융거래에서 가장
중요했지만 이제는 인간적인 신뢰외에도 정직한 정보제공이 성패의 열쇠
라고 안팀장은 강조했다.

안팀장이 최근 관심을 갖는 분야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위한
전산화.자금조달.운용의 연계극대화가 금융기관간 경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시대가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내년 7월 종합금융사로 전환되더라도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단기금융
국제금융 리스 증권등 여러 분야를 섭렵하는 "종합금융인"이 되고 싶다는
안팀장. 일에 재미를 느끼며 의욕이 넘치는 신세대 금융인이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