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월급 때문에 입사하지만, 결국 감정 때문에 퇴사합니다." 회사원은 월급만으로 다니지 않는다. 업무환경, 성장 기회, 소속감 등과 같은 '일할 맛'이 이직률과 근속 기간을 좌우한다.신재용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정서적 연봉>을 통해 '일할 맛'을 정량화한 '정서적 연봉'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앞으로는 돈으로 환산한 연봉이 아니라 정서적 연봉이 높은 기업이 인재를 빨아들일 것이라는 얘기다. 기업의 성과 평가와 보상 및 지배구조에 관해 연구 중인 저자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회계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신 교수는 195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기준 정서적 연봉을 산출한 뒤 상위 10개 기업의 목록을 공개했다. 1위는 한솔케미칼로 정서적 연봉이 연 82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8000만원), 포스코인터내셔널(77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상위 3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비정량적 지표 조사에는 국내 최대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데이터를 활용했다.지금까지는 일자리가 귀한 사회였지만, 일할 사람이 귀한 시대가 온다. 저자는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인구절벽 대한민국에게 '인재 확보 전쟁'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한국보다 20년 앞서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심해지고 젊은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근무기간 1년도 채우지 않고 직장을 옮기는 초단기 이직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많은 젊은 세대에게 회사는 더 이상 '정년까지 다니
"나는 인간도 아니고 당신의 형제도 아닌가?" 1780년대 영국 노예제폐지협회의 문장(紋章)에 사슬에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노예 그림과 함께 적혀 있던 글귀다. 최근 출간된 <AI는 인간을 꿈꾸는가>에서 저자 제임스 보일 듀크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이렇게 묻는다. "만일 유전자 조작 혼합체나 컴퓨터 기반 챗봇이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이 책은 '인간과 비인간, 그 경계를 묻다'라는 부재대로 인공지능(AI), 나아가 비인간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본질이란 게 있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인류문명 탄생 이래 수세기 동안 인간이 독점해왔던 언어와 창조 능력을 AI에게 내어준 지금, 책의 질문은 더욱 절박해 보인다.AI는 마치 인간처럼 공감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2022년, 블레이크 르모인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컴퓨터 시스템이 감정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파란을 일으킨 건 로모인이 길거리에서 어쩌다 인터뷰한 사람이 아니라 구글의 엔지니어였고 그가 언급한 '컴퓨터 시스템'이 구글의 대화형 AI 언어모델 '람다'였기 때문이었다. 구글은 그의 발언이 공개된 직후 르모인을 해고했다. 전문가조차 AI에게 인격이 있다고 믿을 정도로 AI가 고도화된 상황이 이미 몇 년 전의 얘기다.책은 '인간성'에 대한 명쾌한 정의와 정답 대신 인격에 대한 여러 고민거리와 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과학적 측면에서 인간종을 비인간 동물들과 구분하는 속성, 기술, 자질은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도덕적 행위 주체로 만들며, 그에 따라 우리의 자율성이 사회에서 권리로서 인정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