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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크네세트 연설 도중 항의 발언을 한 크네세트 의원이 경비요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크네세트 연설 도중 항의 발언을 한 크네세트 의원이 경비요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연설 도중 이스라엘 의원 두명이 항의 발언을 외쳤다. 이들은 동료 의원들의 야유 세례를 받으며 경비원 등에게 끌려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이스라엘인 인질이 이날 전원 석방된 것을 두고 “멈추지 않던 수년의 전쟁과 끝없는 위험을 지나, 오늘에야 하늘은 평온하고 총성은 고요해졌으며 사이렌이 멎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한 전쟁의 끝이 아니다.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새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감사를 전하며 그를 “특출한 용기를 가진 남자”라고 추켜세웠다. 크네세트 의원들이 네타냐후의 별명인 ‘비비’와 트럼프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는 등 연설은 잔치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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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은 트럼프가 자신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의 공로를 칭찬하는 대목에서 터졌다.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스티브(윗코프)가 이런 일을 해본 적은 없지만 내가 그를 발탁했다”며 “모든 사람이 그를 사랑하며 존경한다”고 스티브를 추켜세웠다.

이때 청중이 책상을 두차례 내리치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졌다. 일부 크네세트 의원들이 트럼프를 향해 히브리어로 항의 발언을 외친 것이다. 이중 한명인 아랍계 크네세트 의원 아이만 우데흐는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라”고 쓴 종이를 머리 위로 들어올려 보였다. 다른 한명인 좌파 정당 의원 오페르 카시프 역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이라 쓰인 종이를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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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말을 멈췄고 아미르 오하나 크네세트 의장이 카시프의 이름을 소리쳤다. “저 크네세트 의원을 끌어내라”는 목소리도 장내 마이크에 들렸다.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야유를 받으며 경비요원 등에 둘러싸인 채 빠르게 끌려나갔다.

트럼프는 경비원들이 그를 끌어내는 과정이 “매우 효율적이었다”는 농담과 함께 윗코프 등에 대한 치사를 이어갔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