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긴 전쟁이 이제 끝났다”며 “이것은 단순한 전쟁의 끝이 아니라 희망의 시대의 시작이며, 중동의 새벽”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끔찍했던 2년이 지나 인질 20명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 큰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찬 날이다”라며 “이 지역 전체가 하마스가 무장해제되며, 이스라엘의 안보가 더는 어떤 식으로든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며 “이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승리를 중동 전체의 평화와 번영이란 궁극적인 결실로 바꿔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 일(전쟁)을 계속해서 이어가며 사람들을 죽이는 것보다 이번 결정(휴전)으로 훨씬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를 향해서는 “이제 러시아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연설을 한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은 유대력에 2년간의 전쟁이 끝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난 2년은 전쟁의 시대였지만, 앞으로 2년은 평화의 시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국 최고의 대통령 명예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미르 오하나 이스라엘 국회의장은 “전세계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신보다 평화를 증진시킨 사람은 없다”며 “내년 노벨 평화상에 당신보다 더 적합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을 한 뒤, 석방된 인질과 인질 가족들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아랍계 아이만 우다 의원과 좌파 정당의 오페르 카시프 의원이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라” “집단 학살”(제노사이드)이라 쓰인 종이를 들어 보이며 항의하다, 동료 의원들의 야유 세례를 받으며 경비원에게 끌려나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 가자전쟁 종전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인질과 수감자 교환 이후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합의한 중장기적인 사안들이 이행될지 장담하기는 이르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만약 포괄적인 협상을 추진했다면 이런 결과(인질 맞교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같은 중재국들도 현재 1단계 인질 맞교환을 넘어 2단계 협상을 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김지훈 천호성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