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방송에서 “돈을 모아놨다가 시장이 안정화되면 집을 사라”고 조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유튜브 실언과 ‘갭투자’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이 차관은 23일 오전 국토부 유튜브 방송을 통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티브이(TV)’에 출연한 이 차관은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데, 시장이 안정화되고 소득이 쌓이면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며 “이번 대책에 대해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대출 옥죄기로 실수요자들마저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 고위당국자로서 지나치게 안일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차관은 발언 논란에 뒤이어 불거진 ‘갭투자’ 의혹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 차관은 “저의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샀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차 사과의 말씀 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전세를 끼고 주택을 거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이 차관의 배우자가 지난해 갭투자와 유사한 형태로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차관의 배우자 한아무개씨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아파트 전용면적 117㎡를 33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12월19일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되기 전인 지난해 10월5일 14억8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서 ‘갭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21일 “차관이 실거주 목적으로 백현동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서 입주·퇴거 시점을 맞추기 어려워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세를 놓게 된 것”이라며 “통상적인 갭투자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의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은 현재 호가가 4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