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열린 부산을 찾아 “이번 대회를 계기로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이 세계적인 스포츠 및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도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체전 개막식 기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푸른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해양 수도’ 부산에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의 막이 올랐다”며 “선수단 여러분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연대하는 스포츠의 참된 가치를 만방에 떨치며 우리 국민들께 큰 희망과 감동의 울림을 선사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향해선 “늘 그랬듯이 이미 여러분 모두가 챔피언”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한계를 넘어 인내와 열정의 구슬땀을 흘려온 여러분 모두가 이미 승자들”이라고 격려했다. 재외동포들을 특별히 챙겨왔던 만큼, 이 자리에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꿈을 품고 고국을 찾아 주신 해외 18개국의 ‘재외한인단체’ 선수들께는 우리 국민들과 함께 특별한 감사와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넓히고 계신 선수단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무한히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로 106회를 맞이하는 전국체육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우리 역사에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국체전은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에 전조선야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됐다. 그러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사건이 발생하면서 1938년 대회가 중단되는 등 전국체전이 우리 근현대사의 부침과 함께해온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전국체육대회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스포츠 축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개최 도시인 부산에 대해서도 “제2의 도시, 제2의 수도, 부산의 그 영광을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 박형준 (부산)시장님께서도 그리고 우리 부산시민들께서도 노력하고 계시는데,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온 나라가 균형 잡힌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전국체전 개막식을 찾은 것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에 확실히 호소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하고,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그에게 맡긴 바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