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들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복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15억 아파트와 그리고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 대한 (부동산) 정책은 건드리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실제로 이분들을 대상으로 ‘주거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등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체 없는 공격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복 의원은 “그 이상의 주택은 이제 주거 사다리라기보다는 조금 더 나의 부를 더 넓히고 축적하는 욕망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27일 공개한 ‘2025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보면, 복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아산시에 아파트 2채(총 7억5천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이 터져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15억원짜리 아파트가 서민 아파트라니 이재명 정부에서는 중산층은커녕 서민이 되는 것도 힘들어져 버렸다”며 “서울 도봉구 아파트 평균가가 5억이 조금 넘는다. 집을 못 산 나는 민주당 기준에서 불가촉천민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도봉구민이 민주당 기준 ‘서민’이 되려면 최소 10억 원은 더 필요하다는 말인데 안 그래도 집 못 사서 분통 터지는데, 민주당이 작정하고 염장을 지른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무슨 국민 염장 지르는 말인가. 15억원 정도가 서민 아파트?”라고 썼다.
비판이 거세지면서 복 의원은 이날 오후 ‘서민 아파트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내어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 14억 6000만 원이라고 한다.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서민들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저도 10억 미만 아파트에 살고 있고, 서울 시내 거의 70%가량이 그 주택에 사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에게 마음에 상처가 되셨다면 좀 더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극화 시대에 중산층이 무너졌기 때문에 중산층이라는 개념을 쓰는 것이 다소 애매하겠다는 생각에 급히 단어 선택을 한 것이 서울시민, 국민에게 걱정을 끼쳤다”며 “앞으로 좀 더 정확한 용어 선택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돈을 모아놨다가 시장이 안정화되면 집을 사라”고 했다가 논란을 빚고 이후 갭투자 의혹이 불거진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이날 국토교통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과했다.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티브이(TV)’에 출연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데, 시장이 안정화되고 소득이 쌓이면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며 “이번 대책에 대해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대출 옥죄기로 실수요자들마저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 고위 당국자로서 지나치게 안일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한 아파트(117㎡)를 33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12월19일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되기 전인 지난해 10월5일 14억8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서 ‘갭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아파트의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은 현재 호가가 40억원을 넘은 상태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