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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낙준 국민의힘 남양주갑 당협위원장. 유튜브 갈무리
유낙준 국민의힘 남양주갑 당협위원장. 유튜브 갈무리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어린아이들도 지켜보던 지역 축제 무대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욕설을 내뱉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열린 ‘마석 맷돌모루 축제’를 촬영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내빈으로 참석한 유낙준 국민의힘 남양주갑 당협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쓴소리를 하겠다”며 정 장관을 향해 “이 개XX가 실탄 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실사격 훈련과 기동훈련이 중단됐던 지난 2018~2023년 접경지역 일대의 평화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며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면 되는 문제”라고 한 정 장관의 지난 25일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정 장관은 “통일부의 입장에선 9·19 합의 복원으로 현재 재개된 사격 훈련과 실기동 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며 “국방부와 관련 사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9·19 군사합의에는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 안에서의 실탄 사격 훈련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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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무관한 지역축제에서 원색적인 욕설이 등장하자 객석 사이에서는 고성이 나오는 등 항의가 잇따랐다. 앞서 나온 국민의힘 소속 주광덕 남양주 시장 등 내빈들은 통상적인 인사 발언이나 정책 홍보 등만 하고 무대에서 내려왔었다.

일부 시민은 손 위로 엑스자를 만들어 유 위원장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유 위원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며 재차 “개XX”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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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은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남양주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12·3 내란사태의 원인이 당시 야당에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원외 당협위원장 70명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정치권 안팎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남양주갑을 지역구로 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초유의 사태”라며 “지역 축제, 특히 어린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쌍욕을 했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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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도 같은 날 홍성규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이 정도면 망상 수준이 아니라 혐오선동 확산범들”이라며 “극우폭력혐오집단 국민의힘부터 하루빨리 해체시켜야 비로소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안정과 평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논란이 일자 “자신도 모르게 격앙돼 말실수했다”며 “정 장관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언행에 주의하겠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